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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에 오시려거든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6년 4월
평점 :

내가 꿈꾸는 삶이 바로 여기있다. 서울에 집이 있어서 살아가고 있지만 세컨드 하우스로 내가 원하는 곳에 자연이 가까운 곳에 언제던지 떠날 수 있는 그 곳에서 사는 멋진 삶이 말이다. 사실 처음 꿈꿔왔던 곳은 제주였는데 제주 여행을 다녀온 후로 마음을 접었다. 오히려 언제던지 떠나기엔 제주는 불편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러다 문득 대관령에 오시려거든 책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의 삶이 그렇다는것을 듣고 대관령이라니 참 멋지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곳에서 지내는것은 어떤지 제대로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관령을 가본것이 언제였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꽤 시간이 지난듯 했다. 의외로 속초는 가까운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주 다녀왔는데 대관령은 그렇게 자주 가지 못했던것 같다. 하지만 지난 시간 내가 다녀온 그곳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계절감이 느껴지는 봄 이야기는 방금 지나친 그 계절이기에 더욱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나 노을을 보며 밥을 준비하는것도 멈추고 사진을 찍는 그 마음이 느껴지고 그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대관령이 참 아름답구나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봄이 오는 소리와 꽃망울이 터지는 싹이 올라오는 그런 소리들이 들리는듯 생생했고 얼어있던 땅이 녹듯 스르르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봄을 이야기 하는것이 턱없다며 이야기하지만 왠지 난 이만큼 계절감에 취해 이야기를 읽어본적이 없었던것 같았다. 정말 한국의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봄바람이 부는듯 했고 싹이 피는 봄내음이 나는듯 했다. 4월에 만나는 폭설에 눈맞은 꽃을 만나는것도 대관령이어서 가능한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봄 이야기였다.
책장을 넘기며 나 자신도 언제 봄에서 여름이 되는구나를 모르는채 순간 여름이 다가와 있듯 여름 이야기가 다가와 있었다. 한창 햇빛이 쨍쨍한 요즘 때맞추어 대관령의 여름을 만나다보니 정말 자연을 내 귀로 내 눈으로 만나보고 싶은 욕심이 더 많이 생겼다. 겨울에는 눈축제가 있고 여름엔 음악축제가 있다는데 나도 음악과 자연을 만나러 곧 떠나봐야하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혼자 훌쩍 쨍쨍한 이런 날씨에 그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곧 다가올 쓸쓸한 가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곧 나도 이렇게 눈 깜빡할 사이에 가을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겠구나 싶었다. 가을이 되면 날씨때문에 쓸쓸하단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은근 수확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건 또 그렇구나 싶은 생각이 맴돌았다. 쌀이 나오는 계절 그리고 맛있는 과일들을 수확할 수 있는 시간이다. 소박하게 시간을 보내는듯 보이는 대관령의 일상은 참 멋졌다. 안반덕이라는 곳을 처음 사진으로 보고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우리 나라가 이렇게나 아름답고 푸근하구나라고 저절로 감탄하게 되었다.
겨울이 되니 이별의 계절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과도 이별이 다가오고 있다니 아쉬운 마음뿐이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것은 늙는다는 것이고 그 과정이 꽤나 중요하다는것을 깨달았다. 사랑과 계절에 대한 이야기는 참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녀의 글과 이야기는 엄청나게 마음을 흔들어 두어 설레이는 대관령이 되게 만들어 주었다. 대관령에 가게 된다면 그 근처를 지나게 된다 하더라도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 떠오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