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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로 산다
리즈 투칠로 지음, 김마림 옮김 / 미메시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뉴욕을 동경해왔다. 내가 뉴욕이라는 도시를 가보지도 않고 이토록 사랑하는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섹스 앤더 시티때문이다. 사랑스러운 여자 넷과 그녀들의 이야기는 찬란하고 밝고 경쾌했다. 멋지게 사랑하고 또 멋지게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들을 만나면서 뉴욕의 여자들은 이렇게 멋있구나 싶은 생각을 했고 그들의 사랑은 이렇게 빛나는구나 싶어서 감탄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당연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리즈 투칠로의 소설에 관심이 갔다. 역시나 이번에도 너무나 당연하게도 재미있었다.
세상에 이게 뭐지? 읽으며 웃음이 저절로 나왔지만 놀라움을 멈출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캐리나 사만다 그리고 미란다 같은 캐릭터의 뉴욕 여성들이 어쩌다가 대한민국의 연애주의 여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변해있었는가? 이곳이 뉴욕인가 서울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람난 남편과 이혼하고 당장 놀러 나가야겠다는 여자!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을 모으는 여자!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며 자신을 철저하게 절재하는 여자! 엄청나게 똑똑하지만 오랜기간 동안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정의를 위해 하던 일을 버리고 남자를 찾는 여자! 아름답지만 슬픔에 빠지면 그 슬픔을 벗어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고양이와의 이별에 우울증에 걸린 여자까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한 여자들이 모였다. 도시 이름만 바꾸고 주인공들의 이름만 달라진다면 이곳이 한국이라고 해도 누구라도 믿을것 같았다. 결국 그녀들은 신나는 밤을 위해 나갔고 일이 생겨서 응급실에 갔다. 그 곳에서 만난 멋진 파리지앵때문에 줄리는 싱글들을 만나러 세계로 떠나게 되었다. 나도 그녀의 궁금증에 완전히 동감했다. 이건 정말 싱글인 모든 여자들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며 신나게 같이 여행을 떠났다.
당연하게 처음 여행지는 파리! 그곳에서 만나는 파리의 여자들은 역시나 멋졌다. 소설을 읽으며 나도 파리에 있는것 같았다. 그 곳에서 파리에서 사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놀라운 차이점과 그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 많은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구나 싶어서 정말 놀라웠다. 자존심에 대해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었다. 엄청나게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마도 나에게만 충격적인 이야기고 프랑스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일테지만 많은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많은 것을 배우는 동안 뉴욕의 친구들에게도 변화는 있었고 씁쓸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나는 참 마음이 아팠다. 왜 항상 상처받는것은 여자인걸까 싶은 의문이 생겼다. 다음 여행지에서도 나는 또 새로운 배움을 얻었다. 난 과연 사랑을 믿는 사람인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사랑을 믿지 못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줄리가 펑펑 울때 나도 같이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덴마크와 인도를 누비고 호주와 베이징 여행을 마치고 생각한것은 연애 말고도 나에게 중요한것은 많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랑은 물론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나 자신을 먼저 많이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다보면 사랑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또 그 믿음으로 멋진 사랑이 다가올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난 싱글로 산다 하지만 분명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