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별, 네가 없음의 온도
공대일 지음, 한호진 그림 / 한언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이별이란 단어는 무작정 두려움이 느껴지게 한다. 아마 누구나 그러하듯 나도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까운 친구가 떠나가는 것도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것도 사랑하던 강아지와 고양이나 내 품을 떠날때의 그 슬픔도 두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슬픈일일 뿐이다. 하지만 이별을 하고 그 이별보다 행복했던 시간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별을 하더라도 멋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멋지게 이별을 하고나면 그 순간까지도 아름다운 순간이 될 수 있을까? 난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이별에 관한 책을 만나 볼 수 있을것 같은 이별, 네가 없음의 온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세상의 이별들을 만났다. 나에게는 영화같고 드라마 같은 격한 장면이겠지만 읽는 그리고 그 장면을 보는 사람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같이 보여지는 그 흔한 이별중에 하나였다. 이별이라는 것이 참 이상한게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마음을 제대로 알아줄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한 이별은 나만의 것이다. 온전히 나 스스로 이기고 견뎌야하며 나만 힘든 일이다. 혼자서 외롭지 않게 잘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를 만나도 외롭지 않다. 하지만 혼자 잘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는것 같다. 그렇게 완전하지 않은 나로 외로운 나로서 누군가를 만나면 그 외로움이 사라질것 같지만 오히려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더 심해진다. 하지만 문제는 누군가를 만나고 난 후 이별은 겪으면 더 심한 외로움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별이 두려우니 사랑을 하지 말아야하는걸까? 난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이별은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을 들으니 한결 안심이 됐다. 난 모든 일의 결과는 특히나 나쁜 결과는 내탓이라는 생각을 항상 했던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내가 잘못한것은 없다고 말해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 탓이 아니라고 해주었을때 정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끝난 사랑이라는 말은 정말 무작정 슬픈 이야기일것 같았는데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보내주는것 그리고 서서히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것, 충분히 그 슬픔을 누리는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시간을 견디는것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의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또한 어쩌면 다시는 사랑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도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이 사람이 아니면 난 아무도 못만날것 같은 두려움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떠한 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나의 가치는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이니 혼자서도 이별을 잘 견뎌내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 스스로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별은 분명 힘들고 어려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있어서는 안돼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조금은 줄어든것 같다. 이별을 한다고 해도 나는 또 잘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