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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베이비 미루 - 정착지 찾아 떠난 미루네 가족 여행이야기
최승연 글.사진 / 피그마리온(Pygmalion) / 2016년 5월
평점 :

여행을 하는것은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어렵지만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나에게 주어진 곳에서 사는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고 싶은 곳을 발견하기위한 여정을 떠난다면 내 삶의 모든것을 걸고 들고 떠나는 길이라면 아마 나 혼자여도 힘들고 둘이어도 힘들것 같다. 하지만 그런 곳을 어린 아이와 함께 간다니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다닌다고 하면 백이면 백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그러냐고 뭐라고 할것이다. 물론 나야 아이에 대한 지식이나 애정이 많은 편인 사람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가 참 걱정되었다. 하지만 미루가 이렇게 활동적인 부모님을 만난것을 운명이려니 하고 적응 하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불확실성은 날 두렵게 그리고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자유였다. 편안하게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살아갈 곳을 찾고 어린 친구들을 만나고 훈육이란게 무엇일까 다른 엄마를 만나며 생각해보고 먹일것이 없어서 바나나를 먹이며 후회하고 지냈다. 심지어 자동차가 불탔을때는 너무 무섭고 가슴이 철렁했다. 여권은 어떻게 하며 그 길에서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스페인을 다니나 싶은 생각을 하며 무지막지하게 걱정을 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그들은 웃었고 안심했다. 여행을 즐겨 떠나는 사람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에 우선 감사를 하고 그 와중에 웃는 그들은 정말 멋졌다. 어느 순간 그런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며 정말 감동스러운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카우치서핑에 대해 부정적이던 나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해주었기에 특히나 더 좋았다.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반겨줄 수 있다는것은 정말 멋진일인것 같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사람을 믿으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일을 겪은 후에 그들은 다시 한국에 왔고 역시 돌아올 곳이 있기에 여행이 더 좋은것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세상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다시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은 정말 든든한 빽이 있다는 것이기에 가장 안심하고 더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미루도 그랬던지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잘 먹고 잘지내는 모습이 예뻐보였다. 할머니는 또 얼마나 미루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시고 할아버지는 또 얼마나 이뻐하시던지 혹시 우리 부모님에게 내가 불효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떠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모든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것 같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어진 곳에서 하라는대로 사는 인생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싶은 곳을 찾는 그들의 여정은 정말 멋있었다. 나도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운명적인 곳이 있지 않을까 싶다. 미루는 또 다시 떠났다. 분명 그들은 멋진 곳을 찾을거라는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