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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식수필
정상원 지음 / 아침의정원 / 2020년 8월
평점 :

먹는것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고 해야한다. 맛있는 것을 먹을때 가장 행복해하고 먹는동안 그 즐거움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먹고싶은것 혹은 맛있는 것을 발견하면 바로 그곳에 가야하고 먹어봐야한다. 먹는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먹기위해 약속을 잡는것을 가장 기분 좋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여행의 중심도 맛있게 먹는것이고 먹기위해 멀리까지 여행한다. 그런 나에게 먹는이야기가 가득한 책은 최고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탐식수필은 책 제목을 보면서부터 이미 마음에 쏙 들었다.
가끔 여행을 하면 인생에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그런 맛을 알기위해 떠나게된다. 하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너무 익숙하지 않은 맛에 놀라서 제대로 식사를 못할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너무 알던 맛인 느낌이 들어서 반갑거나 너무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스탄불을 여행하고 싶지만 그곳에 대한 자세한것은 몰랐고 또 스페인을 여행하고 싶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맛봐야하고 다양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없어 막연하게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것들만 알고 있었는데 탐식 수필을 읽으며 어쩌면 이렇게 세상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있고 특색이 있지만 이토록 먼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비슷한 음식을 가지고 비슷한 방법으로 요리를 해서 먹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내가 음식을 좋아하고 사랑한다했지만 참 음식에대해 아는것이 없고 적다는것을 그리고 세상에 내가 모른느것들이 너무나 많다는것을 알게되었다. 탐식 수필을 읽으며 음식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랍다고 느끼고 또 신기했다. 폴란드에서 먹을수 있는 삼겹살에 배추로 만드는 스튜 바르샤바의 만둣국등은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한국음식으로만 알고있던 편협한 내 지식을 깊게 넓혀주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만두에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구나 싶고 정말 좋아하는 순댓국을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고, 세계가 하나인것 처럼 모두 음식으로 연결된듯한 생각이 들었다. 멋진 야경을 자랑하는 부다페스트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갈비탕 혹은 내장탕으로 해장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어쩌면 세계적으로 입맛도 비슷한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누리고 즐기는 모든 음식은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내고 그런 시간들이 주는 모든것들이 정말 감사해졌다. 그저 한입으로 즐기는 치즈는 더 이상 그저 간단한 치즈가 아니었고 좋다고 마시던 와인도 그냥 그저 별거아닌 와인이 아니었다.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정말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다.
가끔 주변에서 먹기위해 사는 나와는 달리 살기위해 먹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이 생각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기내식이라던가 먹는 이야기는 무엇을 막론하고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특이한 식사들도 그저 살아가기위해 하는것들도 있었고 평소 먹지 않는 시간 여러번 음식을 먹는 문화도 너무나 경험하고 싶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더 명확해지는것 같았다. 앞으로 더 재미있게 더 음식을 탐험하고 배우며 그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봐야지, 그래서 더 행복하게 순간을 즐기고 지내봐야겠다 생각했다. 정말 재미있는 음식을 탐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