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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한 달콤한 여행법
범유진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평점 :
여행을 하고 싶고 여행이 꿈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참 여행에 목이 말라 다니고 또 다니며 여행을 하는것이 목표였던 시간을 보냈다.
어느 순간 습관처렁 예약을 하고 준비 없이 떠나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다 기억에 남지않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일이 굉장히 잦아진것 같다.
가고싶고 하고싶던 일들이 마치 해야하는 의무처럼 큰 의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이토록 무서운 존재구나 싶어 놀랍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확실히 여행을 습관처럼 다니고있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들에 감사할 줄 모르고 당연하듯 다니고 있다.
오랫만에 여행책을 보았다. 어느 순간 다 비슷한 이야기에 조금 질리려고 하는것 같았는데 제목부터 뭔가 극적이었다. 영영 떠나지 못할 것 같아 떠나는 여행은 다시 나에게 여행에 대한 열정이나 애정을 돌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봤다. 책을 펴고 오랫만에 여행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그동안 내가 어디에 갔고 뭐를 샀고 뭐를 먹었다는 보여주기 식의 여행을 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다시 반성하게 됐다.
파리에가면 읽어야지 하고 결심했던 파리는 날마다 축제 책은 파리에서 무거운 짐이 되었다가 그대로 다시 들고 돌아왔다. 지금까지 난 무엇을 위해 여행하고 있었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카페를 좋아하지만 카페에서 그 분위기에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사진을 찍기에 바빴던 내 여행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지난 여행에대해 어디를 갔고 무엇을 했음을 자랑하는듯한 기분이 아닌 진짜 여행의 가치와 그 가치있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가방을 잃어버려도 좋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스페인에 가보고 싶어졌다 여행을 하며 난 참 운이 좋은 편이라 큰 에피소드가 없었다. 가방을 잃은것은 세상을 잃은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스페인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다른 시각 다른 느낌으로 만나는 여행지는 참 애틋하고 따뜻했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더이상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무언가를 남기려는 여행이 아닌 온전하게 그 시간을 즐기고 느끼는 그런 여행을 보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그 시간동안 난 정말 가치있는 시간에 대해 그래고 시각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다. 유명한 여행지, 가야할 곳들을 의무적으로 둘러보는 여행은 이제 나에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