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택시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3
난부 가즈야 지음, 사토 아야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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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결혼 전 동생과 함께 키우던 고양이는 일명 '백수 고양이'였다. 나와 동생이 버는 돈으로 먹이 사고 화장실 모래 사고 장난감도 사고... 그러나 애교는 없어서 아주 가끔 애교라고 떨면 어울리지 않았다. 지금은 살이 엄청 쪄서 완전 괴수다.   

동생의 백수 고양이는 종일 늘어져 낮잠이나 잤는데, 톰은 다리 다친 주인아저씨를 위해 노동을 자쳐하니, 고양이의 모범이다!!!! 

부모가 읽어주는 귀여운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를 내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내 아이는 이 책을 읽어주고 나서 한동안 택시가 지나가면 물었다.  

아이 : 저거 고양이 택시에요? 

나 : 고양이 택시는 영국에만 있어.  

아이 : 영국은 어떻게 가요? 기차 타고 가요? 

나 : 영국은 비행기나 배 타고 가야 해. 섬나라거든. 아주아주 멀어.

이 책 배경이 영국이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아니, 일본이라도 괜찮다. 한국만 아니라면야.

어디 톰 같은 고양이 없나? 우리집에 오면 언제라도 받아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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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중 - 유년동화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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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고 표지 그림에 반해 책을 대충 보고 나서 깜짝 놀랐다. 아이는 플랫폼에 서서 내내 기다리는 걸로 끝이 나서, 이런 책을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주나 싶어서 미련없이 포기했다. 엄마랑 떨어지는 걸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할 아이에게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는 걸 설명할 수도 없고, 어떤 설명도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할 게 뻔했다. 

나중에 우연히 이 책 맨뒷장에 아주 작게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사탕을 들고 가는 모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 그렇지. 어린이들 책이라면 당연히 엄마를 한없이 기다리는 게 만드는 걸로 끝을 내면 안 된다. 동시는 엄마를 기다리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일러스트레이터는 아이와 엄마를 만나서 서로 마주보며 집으로 가는 장면을 집어넣었다. 이 책이 좋은 그림책인 건, 순전히 일러스트레이터의 공이다. 일제 시대, 시대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라곤 하지만, 어린이용 그림책으로 만드는 이상 이 책을 볼 아이들 마음도 생각해줘야 한다. 일러스트레이터가 가장 중요한 걸 놓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엄마 마중'의 그림이 또다른 좋은 이유는 그림 색감이다. 추운 겨울인데도 색감이 따스하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코끝은 빨갛지만, 아이가 보는 세상은 그리 추워보이지 않는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마주보며 걷는 그 그림은 세상엔 온통 눈이지만 연두빛이어서 따스해 보인다. 엄마와 손을 잡고 걷는데 세상이 무작정 추워 보이진 않을 게다.

'엄마 마중' 이 한 권으로 일러스트레이터 김동성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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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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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만약 직설적으로 양성평등을 그린 교조적인 책이었다면, 슬그머니 감췄다가 처리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어도 아이를 가르치려고 드는 책은 싫다. 아이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머리가 있다.  

돼지책은 다른 가족들을 위해 엄마가 얼마나 희생하고 있는지, 그런 엄마를 도와주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저 엄마의 희생을 묵묵히 보여주고, 서로 집안일을 분배해서 다같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가 떠난 이후 남은 가족들이 점점 돼지로 변하고, 집안 곳곳의 물건도 돼지 모양이 되는 건 아이 그림책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설정이다. 이런 장치가 없다면 꽤 무겁게 느껴졌을 텐데, 그 덕에 이야기가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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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씨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14
요제프 라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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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산 책인데, 엉뚱하게도 초등학생 조카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줘야 했다. 잠이 안 온다고 뒤척거리는 아이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조카가 끝까지 들어야겠다며 내게 계속 채근을 하며 읽기를 종용했다.  

앞부분에 여우가 산지기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민담 속의 여우를 그대로 흉내내는 부분에서는 좀 시시해 하더니, 꾀쟁이 여우가 꾀를 내어 사람을 속이는 게 그렇게 통쾌한지 조카가 내내 킬킬대며 웃었고, 나름의 해피엔딩에 만족한 듯싶다.  

아직 어린 내 아이는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금 자라면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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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7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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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지난 한 달 반 동안 삐삐 3권을 무한반복했다. 밤마다 삐삐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놀면서도 엄마와 아빠가 읽어주는 삐삐를 들으며 놀았다. 녹음이라도 해서 틀어줄까 싶을 정도로 반복을 했다. 이 책이 삐삐의 마지막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

아이가 삐삐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이웃집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토미와 아니카 이야기를 하고, 삐삐에 나오는 다른 아이들 이름을 부르면서 논다. 나온지 몇 십년이 지난 동화에 열렬하게 애정을 품는 걸 보면 명작이 이래서 명작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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