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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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특히나 호랑이에 대해서는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었다.

그저 호랑이랑 사자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정도의 궁금증이 다였던 것 같다.

동물원에서도 호랑이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다.

백호와 눈이 마주치면 행운이 주어진다는 말을 듣고 개인적 행운을 위해 눈을 맞추려 애썼을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울지 않는 호랑이가 무척 궁금해졌다. 호랑이는 위협을 가할 때만 소리를 내는 동물일까? 찍 소리도 없이 어슬렁 거리기만 하는 호랑이가 측은해졌다.

'어흥' 한 마디만 하면 기암하여 도망가며 울고불고 난리치겠지만 울지 않는 호랑이를 인간이 만들어 버린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사육사가 호랑이에 대한 교육을 시켜준다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어 호랑이의 습성을 조금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집게를 두번 딱딱 거리니까 어슬렁 거리면서 오더니 집게로 집어준 닭고기를 철창 밖으로 먹겠다고 혀를 내미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사육사와 호랑이의 소통은 딱딱하는 집게의 소리였다.

재주를 부리고 있는 곰을 볼 때도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는데, 재주를 부리는 호랑이를 보니 마음이 무척 불편했다.

아이가 그려온 민화 속 호랑이가 우리에게 복을 가져다 줄 것 같아 현관앞에 두는 등 평소 관심도 없으면서 무언가 바라기만 했던 내가 가질만한 감성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고 덤비는 호랑이가 나타난다하면 오히려 기쁠지도 모르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굳이 호랑이 앞에 '위험한'이란 수식어가 붙어 그러지 말지 하는 맘이 들다가 '그 불편한 진실'이라는 소제목이 눈에 들어와 이 책에 무척 흥미를 느꼈다.

호랑이의 습성이라던가, 호랑이가 등장하는 전래 동화 였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호랑이를 통한 인간과 호랑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호랑이는 위험한 존재임이 마땅하나 이 책의 글이 사람이 아닌 호랑이 입장에서 씌여졌다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호랑이의 수컷은 연애만하고 인심하면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것을 첫 문장에서 보고 황당했다.

그래서 동물원의 호랑이들도 제각각이었나 싶기도 하고, 아빠 없는 호랑이가 안됐다 싶기도 했다.

호랑이로 태어날 일이 생긴다면 수컷으로 태어나야겠다. ㅎㅎ

고려시대까지만 하여도 낮은 인간이 밤은 호랑이가 중심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나 보다.게다가 고려 종교인 불교는 살생을 하면 안된다고 하였으니 그 때만 하여도 문제 되지 않았나 보다.

요즘 아이들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유교 때문에 다 망했다는 말인데,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여 예의를 지키라 가르치곤 하였는데 세상의 중심이 인간이라 가르친 유교 때문에, 조선 시대 달라진 환경 때문에 호랑이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상황이 좀 놀라웠다.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말을 썼는데, 생각해보니 호랑이에게 당하는 피해라는 호환보다 인간에게 당하는 호랑이가 더 많았던 시절이겠다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는 사진과 그림을 수록하여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위험한 호랑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착호군을 백성들은 왜 좋아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호랑이를 가해자로 만들더니 전염병이 돌자 함께 죽자하고, 그러다 전쟁이 나니 어느새 수호신으로 바뀌어 버린 상황에 실소가 나왔다. 제 각각으로 알고 있었을 때는 그러려니 하는 생각이었는데 흐름을 인지하고 나니 복잡한 마음이 생겼다.

이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을 다루는 책이 소개된 부분이 있다. <은자의 나라 한국>은 기회가 되면 꼭 읽어 보고 싶다.

호랑이 덕분에 갑부가 된 최창학의 과시나 본인이 잡은 호랑이인양 포즈 잡고 사진 찍은 일본 순사 미야케, 왜곡된 교과서까지 만들게 되었으니 역사는 정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표범과 호랑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재밌었다. 몸집 크기가 다르기에 이름이나 무늬의 비슷함이 있어도 서로 연관지으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이 부분 읽을 때 특히 더 재미있었다.

이 책이 청소년 도서라는 점이 감사하다.

호랑이 하면 그저 무섭다 익살스럽다 수호자다 정도의 의미만 생각할 수 있었는데, 불편한 진실의 사실 여부를 떠나 멸종된 호랑이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호랑이의 역사를 배우면서 우리와 호랑이의 관계를 배우고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동물권을 비롯 더 나아가 공존하는 삶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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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의 숲에서 오늘을 보다
김태희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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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학이 너무 좋아"란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실학이 뭔데? 하고 물으면 실용주의 학문? 정도의 대답밖에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선 후기 북학파를 비롯 실학파라 불리우는 사람들에 관련된 이야기나 실학을 다루는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깊이 공부할 마음 자세도 갖추지 못하면서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그들의 인생을 엿보고 멋지다는 짧은 감탄사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역사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시리 과거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암기자세를 갖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내가 좋다고 관심갖고 있는 실학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객관적 사실에 대한 나열이 아닌 작가의 산문집이란 점이 역사 앞에서 주뼛거리고 있는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였다는 저자의 타이틀도 좋았지만 다산연구소 소장과 실학박물관 관장을 지냈다는 작가의 이력에 더욱 신뢰감이 생겼다.

실학박물관에 아이와 함께 가서 좋은 추억을 쌓았던 기억이 있다. 어설프게 알고 있는 엄마의 설명에 대한 신뢰도가 없었기에 때마침 있었던 해설사의 설명을 아이에게 반 강제로 같이 듣자고 설득하였는데 결국 나 혼자만 재밌게 듣고 아이와 남편은 둘이 돌아다니면서 그들만의 관람으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꼭 그들의 업적을 주입식으로 암기시키고 익히게 할 필요보다는 저절로 스며들게 하여도 좋았을 것을 극성이 아니라 하면서도 극성 엄마가 맞았던 것 같아 후회가 되긴한다.

프롤로그에 나온 실학을 실학하려는 사람이란 문장이 너무도 멋지게 다가왔다.

나 또한 그리 살고 싶다고 꿈꿔왔는데,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정리된 이 부분이 마음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담겨져 있는 내용은 그동안 작가가 썼던 칼럼들을 여섯가지 주제로 엮어 만들 글이다.

실학에 대한 지식 전달을 목표로한 책이였다면 좀 힘들겠다 싶었을텐데 짧은 칼럼 형식의 글이라 각각의 글을 읽으면서 깨닫고 마음에 새겨지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애써 칼럼을 찾아 읽는 수고로움 따윈 하지 않는 나에게 칼럼이 주는 매력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읽고 싶은 것만 읽는 다는 현상을 깨달은지 오래지 않다.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아도 답이 안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우리는 모두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모든 것이 이해 되었다.

정조의 비밀어찰과 실학을 보는 관점을 통한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통한 통찰 부분도 인상깊게 다가왔다.

중화와 화이론에 대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나의 조상이라고 늘 자부심 있게 말하고 있는 이익과 홍대용의 화이일야론의 주장을 보면서 오랑캐의 영역이 어디까지일까 궁금했던 부분이 해소되었다.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었는데 작가의 말대로 홍대용의 화이일 사상이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 전 읽었던 <흠흠신서>의 정약용과 셜록 홈즈,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앞부분에서는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주장을 공통된 주제로 엮은 이야기들이라면 뒤로 갈 수록 공동체와 세계 속 우리라는 확장된 의미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언제나 역사 속의 역사 알기에만 급급한 나였는데 오늘 날 세걔 속의 우리와 연계된 실학 사상을 바라보며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도 관심가지려 하지 않았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숲을 산책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겠노라는 철없는 가벼움으로 책장을 펼쳤지만 실천이라는 실학의 본질을 깨닫고 나니 발걸음이 무겁단 생각으로 책장을 덮게 되었다.

방법을 일러줬으니 실천하라는 말은 내가 매일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였는데, 실학을 실학하려는 사람이란 말이 더욱 마음에 새겨지게 되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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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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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나 탐정 소설을 즐겨읽지 않는 나였지만 재밌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단박에 애거서 크리스티 책이라 말하곤 하였다. 학창 시절 빨간 표지로 된 애거서의 작품을 모았던 적이 있었는데 어찌된 이유에선지 결혼 후 책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특히 < 삼나무 관>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그 빨간 표지 책을 구하려 하니 멋진 표지의 새 책들이 등장하여 살짝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라는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애거서의 작품들은 모두 재밌다 하면서도 정작 애거서 크리스티란 작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녀의 작품을 고전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였지만 단순히 범인이 누구일까 맞추는 것에만 집착한, 그렇게도 좋아하는 작품들이라면서 나 또한 B급 문학으로 취급했었나보다.

책을 펴내며 여는 글에서 소개한 작가의 말들이 마음 속에 콕콕 와 닿았다.

그리고 이 책의 방향성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어른이 된 후 다시 읽게된 애거서의 작품들에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 역사가인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 해석, 전집과 자서전을 같이 읽고 알게된 것들을 바탕으로 16개의 주제로 묶어놓은 이 책이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작가에 대한 정보를 비롯 작품 해설까지 개인이 찾기에 너무도 방대한 것들을 한 권으로 잘 정리된 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애거서의 수많은 작품을 읽기 전에 미리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고, 다 읽은 후 정리 작업으로 읽어보아도 유용할 책일 거 같다.

푸아로 탐정은 영국인이 아니라 벨기에인이다. 애거서의 자부심 중 하나는 푸아로와 마플 두 명의 탐정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탐정이 등장한 부분에 집중했던 편이 아니였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탐정 시리즈도 다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푸아로가 영국인이든 벨기에인이든 어른이 된 후에도 어쩌면 아무런 궁금증 없이 지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서양 역사에 대한 무지한 편이라 유럽이란 나라가 한나라인 마냥 깊숙히 알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갖고 있는 집에 대한 생각을 비롯 푸아로가 벨기에인으로 설정된 이유 등등 역사 전공자의 해설을 읽고 나니 작품이 더욱 새롭게 느껴지고 한층 더 재밌을 것 같은 기대를 품게 되었다.

책은 단순히 주제에 대한 설명만 나열하고 있지 않다. 중간 중간 관련된 내용의 커다란 사진을 첨부해 두었는데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층 더 깊이 애거서를 이해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녀의 사건  배경은 그녀가 살고 있던 집이나 주변이었던 경우가 왕왕 있었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체험해 보는 치밀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정유정 작가도 배경 선정에 있어서 치밀함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어느 인터뷰에서 본 것 같았는데 그런 수고로움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전쟁이 주는 참상은 애거서도  비켜가지 못했다. 전쟁이 발발하자 그녀는 가놓사를 지원했는데 병동에서 조재실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무슨 일을 하든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녀의 글이 사랑받지 않을 수 없겠단 생각이 든다.  독살에 의한 죽음이 많은 애거서의 작품은 이러한 그녀의 실제 노력에서 탄생되었다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애거서 크리스티란 작가에 대해 알게 되고, 그녀가 살았던 시대를 알게 되고, 그녀가 쓴 책들의 목록을 기록하며 재독 아니면 새로 읽고 싶게 된다.

코로나 시대 작가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짧은 기간 집필한 책이었다 하지만 참고 문헌의 분량을 보면 말씀처럼 가볍게 읽히게만 쓴 책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덕분에 누군가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고, 작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한층 더 깊이 추천하고픈 고전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아주 당당하게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역사학자 설혜심 작가님의 책을 참고 하시라 꼭 추천해 주고 싶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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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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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는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회피해 오다가 잘 짜여진 청소년용 도서로 접하면서 시대를 이해하고 사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즐기게 되었다. 실용적인 학문인 실학을 좋아한다는 막연함으로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과정에서도 청소년용 도서의 덕을 톡톡히 보았었다.

다산 정약용의 업적에 관련된 글은  왕왕 읽었지만 정작 그가 쓴 책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경세유표>라던가 <목민심서>가 유명하여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개인적인 흥미를 자극시켰던 글은 <흠흠신서>였다. 삼가고 삼가는 일이라는 뜻의 흠흠이란 단어가 꽤 독특하게 다가왔지만 법과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글이기에 더욱 읽고 싶었다.

청소년 도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막연히 읽고 싶다는 생각만 품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표지 그림과 제목만으로는 이 책이 <흠흠신서>와 관련된 이야기라곤 유추할 수 없었다. 다산, 법, 정의, 살인사건 등등 제목만으로도 모든 걸 알아낼 수 있어야 했었는데 <흠흠신서>란 책 제목에만 무척 집착하고 있었나보다. 그렇게 흘려버릴 수도 있었던 이 책은 그 동안 그리도 읽고 싶었던 <흠흠신서>를 제대로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 책의 들어가기 전에 글은 어떠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조차도 이 한 권이 담고 있는 책을 제대로 이해해 낼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기에 반드시 읽기를 권해드린다.

정약용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흠흠신서>에 대해서도 당시 조선 시대 사회 배경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는지  알아두기도 추가로 실려있는데 <흠흠신서>의 구성과 내용을 비롯 당시 체벌의 종류와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총 다섯장의 주제로 각각의 사건들을 묶어 정리해 두었는데 사건의 길이가 길지 않고, 다산이 말하다 부분을 별도로 표시해 두어 다산의 생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구성도 좋았다. 그리고 다산과 정조의 의견일치, 또는 의견대립 등 서로의 의견을 읽어보는 과정도 무척 흥미로웠다.

지금처럼 삼권분립이 이뤄지지 않은 시절이기에 정치인이 법관의 역할까지 하는 시절이라 공정을 이야기하기에 무척 불리했을지도 모르겠다. 뭐 분리가 되었다 하였지만 현재 판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을 보면 지금은 예전보다 낫다고는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정조와 다산이 있었던 이 시절엔 그래도 억울한 사람이 조금은 줄었던 시절은 아니었을까 싶었다.

이야기의 첫 부분에 지명이 나오고 그 곳에 사는 인물이 나오고 억울한 한을 품고 살인사건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주로 전설의 고향에서는 접할 만한 일인데 실제로 있었던 살인사건 수사 일지란 것이 전설을 읽을 떄와는 다른 마음 가짐을 갖게 하였다.

아내를 살해 한 뒤 연못에 빠뜨려 자살로 위장한 행위를 보고 살인보다 더한 교활함이라 응징했던 처벌을 보고 통쾌함을 느꼈으나 수위를 넘어선 현대의 더 악랄하고 교활한 범죄를 생각하니 먹먹해졌다.

부인도 죽이고, 부모도 죽이고,상급자의 갑질이 있고 음주 사고가 있고 어찌보면 현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건들을 읽다보니 사람 사는 세상 변하지 않는건가 싶기도 하다.

이견을 보이는 경우 더 엄격한 잣대로 죄인을 엄히 다룰 것 같은 정조는 되려 관용주의를 보이고 법의 기준에 맞게 엄격한 처벌을 요하는 사람은 다산이었다.

백성의 아버지인 임금의 자리였기에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뒷받침하고 있는 해석이었는데 솔직히 지금도 어떤 판결이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저 법대로만 하기로 한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다가도 인간들이 사는 세상 얽히고 설킨 사연들을 들여다 보면 단칼에 유무죄로만 결론짓기 어렵기에 판결을 앞둔 사건들 앞이 시끌시끌한 것일 것이다.

재밌는 조선시대 살인사건을 읽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지만 법이란 무엇인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법과 인정을 고려한 판결은 어디까지가 옳은 것일까 여러 상황에 빗대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늘 청소년 도서에 의지하며 역사를 대했던 나에게 너도 충분히 역사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책이기도 하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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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국어 문법 총정리 한권으로 끝내기 - 2015 개정교육과정 반영, 문법개념책 X 필수문제집
이창언.정문경 지음 / 쏠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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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문학은 한 권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다 생각했지만 문법은 정리된 책이 있었음 하는 바람이 있었다.

영문법은 한 권으로 전체 정리 된 책들이 왕왕 있었는데 바라기만 했을 뿐 찾으려는 수고로움이 없었기 때문인지 이번 쏠티북스 문법 총정리 책이 너무도 반가웠다.

중학교 문법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 싶었지만 국어 교과서 문법 부분을 보니 문법의 가장 기초를 다루고 있는 부분부터 다루고 있기에 놓쳐서는 안될 부분임을 감지하고 문법만 따로 정리해 두기를 아이에게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필기도 겨우 하는 아이에게 문법 단권화 작업까지 시키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품사를 배우면서 수행 평가를 위해 달달 외우던 아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자유학년제라 성적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첫 수행 평가 잘 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터라 체언과 용언 각각의 명칭과 내용을 외우며 열심히 했다. 국어선생님은 영문법과 비교하면서 품사를 설명해 주셨다는데 개인적으로 우리 말 품사에 자부심이 있는 터라 (특히 우리말에만 있는 조사) 국어문법을 후자에 두고 설명하는 방식은 좀 못마땅하였다. 그런데 슬프게도 아이들은 영문법과 비교한 설명이 머리에 더 쏙쏙 들어왔다고 하니 참 슬픈 현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 정리되어 있는 쏠티북스 문법 총정리를 통해 배웠던 부분을 다시한번 잘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우선 중학교 1,2,3학년의 국어문법을 한권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4일 완성 코스로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자기 주도 학습이 제대로 습관화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에게 제시된 분량은 꾸준히 학습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준다.


개념 부분을 정확히 읽지 않고 막연히 안다는 착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자신의 앎을 판단할 수 있는 연습 문제와 실전 문제가 제공되어 있어 문제 유형을 파악하고 문제 풀이를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맨 마지막 부분에 종합 문제를 수록해 두었는데 전체적인 문법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실전 문제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국어 문법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영역이지만 중학 문법 부터 차근차근 다지기 시작하면 고등 문법도 거뜬히 소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해 준다.

두고두고 곁에 두고 활용할 수 있는 정리 문제집이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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