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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괴테가, 그는 아인슈타인이 좋다고 말했다 - 인문학과 자연과학 네버엔딩 지식 배틀
아니카 브로크슈미트.데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항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남편은 이과, 저는 문과 수도 없이 나누었던 다름에 관련된 이야기를 대놓고 대결 구도로 구성된 책을 만나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부끄럽지만 진로 결정에 딱히 생각이 없었던 학생이었던지라 여자면 당연히 문과겠지 하는 마음으로 문과를 선택했고, 그 이후 쭈욱 문과니까 수학 과학은 못할 수도 있지란 생각을 하였고 반대로 남편은 이과니까 언어 못해도 되겠지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갖고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 다름의 가치로 나름 두 분야를 인정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남편은 문과형 사람들을 세상 쓸데 없는 생각만 하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발언을 하더군요. 학창시절 단순무식 공대란 타이틀이 무척 마음에 안들었던지 그에 대한 반박을 저에게 하더라고요.
서로 비슷하여 만났다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읽는 책 분야도 다르고, 드라마 취향도 갈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참 다른 사람이었구나 싶은 생각을 하였어요. 다행히 아이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방면으로 그럭저럭 다 잘하는 수준을 갖췄는데, 진로를 선택해야 할 나이가 되자 어리석게도 확실히 갈리지 않는 현실을 답답해 하기도 하였답니다.
아빠와 어려운 수학 과학 분야 이야기를 척척 나누는 모습을 보고, 그 이야기를 이해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하였지만 생각해 보니 살아가는데 직접 필요한 지식들을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라고 눈닫고 귀닫았던 과거가 후회되었답니다.
남편과 아들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하고 싶은 생각에 애써 그들이 좋아하는 분야에 관련된 책을 읽어 보았는데, 수준있는 이해는 못하더라도 조금씩 개념을 알아가며 접하다 보니 그 세계도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문학과와 자연학과를 배틀 구조로 펼쳐놓아 수학자와 과학자, 철학자, 문학자들의 일화를 재미있게 엿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사실 학자들의 일화를 읽는 재미만으로도 쏠쏠한데,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구분지었던 두 분야의 대결 구조와 결과를 통해 작가가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갖겠단 노력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을 때 어쩌면 제가 좋아하는 인문학과쪽 인물들만 먼저 살펴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오스카와일드의 일화는 익히 알고 있었기에 반가웠고, 생각보다 자연과학쪽 인물들의 일화가 재밌었고 여전히 이해는 안되지만 간략하게 소개된 그들의 이론들을 이해하고 싶단 욕심이 생기기도 하였답니다.
요즘 창의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분야 교육에만 치우치지 않는 연계된 통합 교육을 시도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 대결의 결과란 생각이 들어요.
화가이면서 수학자, 과학자, 천문학자, 음악가 등등 한 사람이 여러 분야에 골고루 재능을 갖추었던 옛 위인들의 업적을 보면 인문학과다 자연과학이다 나누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어리석었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원래 모든 것은 철학에서 시작되었고 사람은 물질의 근원을 찾고, 세계를 구성하고, 인간 존재를 이해하려는 것이 모든 학문 분야의 목표임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할 것입니다.
이 두 분야는 서로 대결 구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해야 할 분야임을 알아야 할 텐데 남편은 과연 이러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좋고 즐거운 것은 수학 과학일지 몰라도 정작 삶의 위안은 철학적 명언에서 받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읽으면서 우리의 어리석음 나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들이 쓴 책도 찾아 읽어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