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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 - 미리 알아 좋을 것 없지만 늦게 알면 후회스러운 거의 모든 불행의 역사
마이클 파쿼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12월
평점 :

남의 불행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좀 그러하지만 역사 속 불운한 순간들을 날짜별로 모아놓았다는 설정은 참으로 참신하고 재밌었습니다.
책의 두께를 보면 뜨악하게 되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두꺼운 책이 떨어져 제 발등을 찍는 고통을 느껴도 이 책들 속에 담겨있는 오늘의 불운을 위로 삼아 웃고 넘겨야 한다는 설정이 웃프게 느껴지네요.ㅎㅎ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니 1979년 12월 27일 소비에트 연합이 쿠데타를 일으켜 아프가니스탄 하피줄라 아민 대통령을 사살하고 소련과의 전쟁 끝에 아프가니스탄은 극심한 갈등으로 분열되었다고 합니다.
이 쯤에서 보면 이 책의 역할은 오늘의 운세로 활용해도 되겠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하여도 남의 불행을 나의 불행과 비교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불행한 순간에 닥쳐보니 저도 모르게 해당 날짜 일을 찾아보고, 나라가 분열되는 것에 비하면 발등이 아픈 것 쯤이야 하면서 위로받게 되네요.
가끔 옛날의 오늘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하여 년도별로 엮어둔 아이들 용 역사 신문을 소장하여 찾아보고 싶단 생각을 품기도 하였더랬죠.
이 책은 한발작 더 나아가 불운한 순간, 방대한 년수 중 날짜만 겹치는 재밌으면서도 불운한 사건들을 모았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세계사를 배울 수 있어 일석 이조의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으나 우리의 역사를 가지고도 이런 책을 엮어보았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불운을 찾았으면 행운을 찾아볼 수도 있고, 주제도 다양하여 지난 역사 묶기 열풍을 불러일으켜도 지루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책을 보면 그 두께에 뜨악하게 되지만 친절하게도 하루하루의 사건을 목차로 정리해 주어서 순차적으로 읽을 필요 없이 발췌독하여도 좋답니다.
저희집에서도 아들과 함께 우선 각자의 생일부터 찾아보았더랬죠.
남편 생일엔 사건이 길어서 읽는데 시간이 걸렸고, 아들 생일엔 짧지만 재밌는 사건이라서 아들이 윈하기로 했어요.

읽다보면 아주 생소한 인물과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것도 있고, 이름은 낯익으나 잘 모르고 있던 내용이라 새로 알게 되는 부분도 있고, 잘 알고 있던 사건이라 이해가 쏙쏙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것만큼 즐길 수 있다고 세계사를 어느 정도 알고 보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세계사를 익히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이 책을 읽으면서 연계하여 하나 둘 깊이있게 세계사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월 15일.. 링컨이 죽고, 타이타닉호가 가라앉고 미시시피 대홍수가 발생하고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이 테러를 저질렀다네요.. 그런데 더 끔찍한 것은 미 정부는 언제나 이날 자정까지 우편으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알려준다고 합니다.
미신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같은 날짜에 안좋은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면 조심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엔 좋은 일만 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 보았어요.
이 책은 불운들만 모아놓은 책이니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비틀스나 드라큘라 찰리 채플린 등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인물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어요.
아무래도 목차를 찾아 읽다보니 흥미로운 주제부터 찾아 읽게 되네요.
한 때 아이가 해결의 책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점치곤 하였는데, 앞으로는 이 책을 펼쳐 불행한 사건을 먼저 마음에 새겨두고 마음 다스리는데 활용해야 겠단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남의 불행을 나의 불행과 연결짓지 않겠다는 단호함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결말이 되었네요.
참 사진과 그림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더해졌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