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그림으로 읽는 의학과 인문학
박광혁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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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보는 것을 좋아하여  그림을 소개하는 책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펼쳐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중복된 그림, 비슷한 명화 해설을 접하게 되었고 깊이가 있지는 않지만 어설프게나마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 시작하였고 식상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아이에게 명화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을 때 특히 더 그러함이 작용했었는데 시선을 저에게도 돌리다 보니 에세이나 소설 형식과 만난 그림들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줌을 경험했고, 여전히 모르는 화가와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으며 그림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는 않지만 의학과 관련된 그림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병과 관련된 우울한 그림들만 잔뜩 들어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잠시 책 뒤편에 소개된 글이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란 질문에서 의학이 출발한다면,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의 해답을 찾는 것이 인문학이다.


끊임없이 삶에 대한 생각을 쏟아내고 있는 지금 이 보다 더 좋은 책 선택은 없겠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첫번째 작품으로 등장한 빈센트 반 고흐의 <영원의 문>은 익히 봐 왔던 작품이기 때문에 대충의 내용은 알고 있었습니다.

비통과 절망에 대한 불치병을 다룬 이 챕터에서 신의 한 수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과 견주어 설명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 <클래식은 왜 그래>란 프로그램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생애를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각각의 인물의 삶을 접했을 때 보다 더 인상적으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우울증이나 동성애에 대한 시각, 그리고 자살에 대해 늘 회피하거나 논술 주제로 생각했을 뿐 삶의 일부분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첫 장면부터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저도 지금 히든 상태구나 싶은 감정도 느꼈고 저도 모르게 <비창>을 찾아 들으며 그들이 말하고 있는 비통스런 감정을 함께 공감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너무 화가 나는 순간에 일부러 찾아 들었는데 감상 능력 없는 막귀를 가졌는지 되려 음악을 들으며 마음이 평온해 짐을 느꼈답니다.

<어머니의 의무>란 제목을 가진 독특한 작품도 만나보았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화가 아니라 그들 옆에 들러리처럼 걸려있거나 쉽게 접하지 못했적 작품들이 대부분이기에 그림 보는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학과 관련되어 다소 딱딱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풀일 수 있겠단 선입견은 일단 접어 둘 수 있을 만큼 작가의 필력이 그림의 힘 못지 않게 재밌게 흘러가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림이면 그림, 음악이면 음악, 문학이면 문학 속에서 각각의 시대상과 인간의 삶을 접하며 공감하고 깨달음을 얻곤 하였는데 동시대의 작품, 동일한 주제로 이루어진 여러 표현들을 한데 모아놓고 살펴보는 것이 생각의 크기를 더욱 넓혀주고 배움의 크기도 확장시켜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림과 의학을 엮어놓은 책으로 보이지만 책 속에서는 의학과 그림이라는 도구를 바탕으로 음악도 문학도 모두 아우르는 해설을 해 주고 있어 삶이란 주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누구인지 잘 모른 채 두드렸던 책을 히포크라테스의 방을 방문하는 것으로 덮을 수 있었습니다.

속 시끄러울 때는 그림만 보아도,  읽고 픈 주제가 있다면 그 부분만 먼저 읽어 보아도 될 그러나 글과 그림을 오가며 읽는 순간 재미와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였습니다.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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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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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렸을 때 탈무드와 함께 관심 갖던 책이 이솝 우화였다.

그래서 이솝 우화 전집을 들여놓고 전래 동화 보다 먼저 읽어주기 시작했다.

어거지로 교훈을 찾아 내어 아이에게 세뇌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참 어리석었던 것 같다.

에*랜드 이솝 빌리지에 아이와 함께 가서 이솝 할아버지~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꽤 오래 다니면서 같은 행위를 반복했지만 우리 가족 중 누구도 이솝 할아버지가 누군지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저 토끼와 거북이, 여우와 두루미,사자와 은혜 갚은 생쥐 등 이야기의 줄거리를 알고 작가가 이솝이라는 것을 숙지 시키는데만 급급했었다.

아이와 함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었었다.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앞두고 읽었던 책이 이솝 우화라는 것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깊게 해 주었다.

시대감각이 떨어져서 감지하고 있지 못했었는데 이야기를 바로 읽기 전에 뒷편의 해제부분을 먼저 읽다보면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하더라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솝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 수 있고 정말 고맙게도 앞부분에 이솝의 초상을 담고 있어 그 동안 궁금했던 인물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책 4장에 실린 독수리와 쇠똥구리 이야기 때문에 이솝은 죽게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지혜를 담은 이야기로만 치부하지 말고 시대상과 연관지어 작품의 숨은 뜻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이 책은 참 친절한 책이다. 그림책 처럼 그림도 실어주고 있지만 주석이 잘 되어 있고,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간략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고 있다면 내용의 숨은 뜻을 찾기 수월할 것 같다.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상은 모르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

짧은 우화도 많이 있지만 담고 있는 깊이를 생각하여 휘리릭 책장을 넘기기 보다는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음 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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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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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내가 범하는 우를 아이가 저지르고 있을 때 되려 더 큰 소리로 화를 낼 때가 있다.

요즘에 꽂힌 잔소리는 독서에 관련된 것, 너의 생각을 말하지 말고 작가가 하려는 말에 귀담으라는 말.

네가 생각하는 작은 세상에서 빠져 나와 좀 더 큰 그림으로 작품 속 세상을 바라보라는 잔소리.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해 주고팠던 말들을 구구절절 아이에게 퍼부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시선을 사로잡는 책 표지, '앨리스'란 단어를 품고 있는 작품들이 왕왕 있었기에 표지와 제목만 보고서는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아이도 책 표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또 앨리스야? 하며 묻는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닐거라고 하자 며칠 전 방영이 끝난 드라마 앨리스 같은 것이냐고 되묻는다.

생각해 보니 앨리스가 참 많기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공대 전공자가 쓴 문학 작품을 좋아하는데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란 소개글을 보았던 끝이라 이야기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것 같다.

이런저런 호기심이 발동하여 서둘러 책장을 펼쳤을 때 작가 네빌 슈트가 1899년에 태어났다는 소개글에 뜨악했다.

이런 책 제목은 살면서 처음 들었기에 요즘 나온 신간 소설이라 생각했었는데 고전이였다니.

세상에 책은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나름 부지런히 읽고 있다 생각했는데 작가와 제목조차 생소한 책들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의도친 않았지만 귀한 고전을 손에 넣었다는 설렘은 덤이었다.

시대적 배경을 인지하고 나니 글의 전개가 진부하단 생각은 접게 되었다.

고전은 그래도 된다는 후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유산을 상속 받을 수 있게 된 진 패짓이란 여인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달콤한 연애 소설의 기운을 품기고 있는 책 뒷편 소개글을 보면서 설마 변소사 스트래천 씨와 러브라인인가 싶다가도 그들의 나이차를 생각하니 상상한 이야기 전개가 너무도 진부하게 느껴졌다.

큰 흐름을 따라가며 읽어야 하는데 스코틀랜드 출신, 아일래드 출신 , 그리고 각각의 말레이 지명 등 지리적 요인에 걸려들게 되었다. 각나라의 문화적 배경을 숙지 하고 있었더라면 좀 더 풍요롭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란 아쉬움도 있었지만 사실 모르고 읽는다 하더라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개였다.

상속에 대한 이야기 진행이 끝나자 마자 시작된 진 패짓의 포로 생활 이야기가 참 힘들게 만들었다.

일제의 만행에 갈갈이 찢긴 우리 민족의 역사처럼 난도질 당한 상황은 아니였지만 수용소를 찾아 끝없이 걸어야 했던 고난의 행군에 동참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어 덩달아 힘이 들었다.

읽다 보면 포로 수용소가 꼭 유토피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용소가 그리도 좋은 공간이었나 싶은 어리석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누구나 다 갈 수 있는 수용소가 아니였었나 보다. 이 행군의 여정이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었고, 이러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 속에 진 패짓이 그들을 살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있었다.

나름 영국인의 시선으로 본 일본인의 만행은 어떤 것일까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병사들이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며 여성의 나약함에 관대했고 아이들에게 헌신적이었다는 문장을 보면서 더 이상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각자 사람마다 생각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나라와 식민지만 당했던 나라의 생각차인가 하는 생각에 달하자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거액의 상속을 받는다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진 패짓을 선택을 읽고 나니 나의 상상이 참으로 초라해 보이면서 부끄럽기도 하였다.

선택은 자유니까 혹여 내가 상상한 일을 실행에 옮겼다 할지라도 잘못은 아니겠지..

진 패짓의 무리에게 살 공간을 제공해 준 마을의 은혜를 갚기 위해 우물을 선물한 선택, 선의를 베풀어준 조 하먼과의 재회를 읽다보니 이 책은 내가 젤 처음 생각했던 전쟁 포로에 대한 이야기나 앨리스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접근하기 보다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해 준 책 같았다.

앨리스가 무엇일까 이야기 하는 것은 스포일 것 같아 생략한다.

읽는 내내 앨리스가 무척 궁금했었는데, 2권에서 발견하고는 나의 좁은 상상력에 땡! 이란 말을 외쳐주고 싶었다.

전쟁이 발발했으때 홀로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면 어쩌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플 때 힘이 되어준 홀랜드 부부에게로 가는 진의 모습 속에 진 이란 인물에 대한 복선 전체가 깔렸던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본다.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저런 책 근처를 기웃거리며 마음 수양을 하겠노라 다짐하지만 죽기전에 실천이란 것을 해 볼 수 있을까?

소설을 철학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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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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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 <해리포터> 책장을 넘기면서 신기한 마법의 세계에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습니다. 설정부터 등장인물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 나무랄데 없는 보고 또 봐도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실제 이야기인지 아닌지도 가늠할 수 없는 그렇다고 마냥 옛날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신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이 두 작품만 보더라도 모두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라 합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 괴물들이기도 하지요.

아무것도 모를 때는 모든 것이 좋다 싫다 이분법으로 말 할 수 있는 간편함이 있었는데, 조금씩 앎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다 보니 알면 알 수록 재밌는 것 투성이고 함부로 단정지어 말하는 습관은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괴물은 좋은데 신화는 싫다. 상상의 이야기는 좋은데 판타지는 싫다. 참 모순덩어리였죠.

게임 캐릭터 만들기를 원하는 아이에게 조금의 보탬이 되어 주고 싶은 마음에 만나게 된 책이지만 솔직히 제가 더 설레면서 보게 되었답니다.

도서관에서 이집트 문화 강의를 들었었는데 이집트 신화가 몹시 흥미로웠답니다.

아이를 핑계로 구매했던 그리스로마신화 전집은 여전히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일리아스><오디세이아> 등을 읽고 나니 왜 아이들에게 그리스로마신화를 필독서처럼 읽히려 하였는지 이해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집트 신화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기한 괴물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어느 정도 친숙하고 익숙한 것도 있어 식상하겠단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접근 방식이 단순히 괴물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과 문화와 관련지어 소개해 주고 있어 좀 더 넓은 의미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게다가 고대근동신화와 종교전설,동방 여러 민족 전설, 유럽의 전설과 괴이한 일 등 그동안 접해 보지 못했던 기이한 괴물들도 새로이 만나볼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물론 모든 괴물의 모습은 사진이 첨부되었기에 추상적으로 머릿 속 상상에 그칠 일 없어 더욱 재밌었답니다.

동시대 동서양 서로의 문화 교류가 없었을 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만남이 만들어 낸 상상의 동물들이 여러 작품 속에 녹아들어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일이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은 아니지만 내 아이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이야기의 소재나 만들려는 캐릭터 소재로 신화 속 괴물만한 것도 없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렌이나 스핑크스 처럼 잘 알려진 소재도 재밌겠지만 외발로 그림자를 만드는 자라는 뜻을 지닌 스키아푸스나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는 뜻을 지닌 파노티, 악마 파주주도 흥미롭게 기억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 다른 즐거움은 괴물 소개할 때 관련된 책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괴물 책이라 좀 가벼이 느껴질 수 있으나 이 괴물들이 등장한 책들의 제목을 보면 연계독서로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무작정 상상하라는 무지한 주문을 하기 전에 좋은 캐릭터를 수집하는 활동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다른 문학 작품을 읽다가 몰라서 놓쳐버린 괴물 캐릭터를 익숙함으로 반갑게 만나 볼 수 있게 해 줄 제목처럼 괴물들의 백과 사전을 만나보았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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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달동 미술관
피지영.이양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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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리도 식히고 복잡한 마음도 다스릴 겸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재미로 기분 전환 할 수 있는 소설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너무 가벼움에 빠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 주저하고 있을즈음 <영달동 미술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설이라는 작품의 특성과 영달동이란 촌스런 지명이 담긴 이야기가 처음에 눈에 확 들어 오는 것은 아니였지만 책띠에 소개된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추천이란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무슨 문제인지 자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내가 참 불안정한 상태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안 미술 강연을 들으면서 어쭙잖게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림을 다루는 책이라면 항상 두 손들고 환영이였지요.

유명한 명화들은 늘 반복되기 마련인데 볼 때마다 새롭기도 하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보아도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착각하였지만 그림을 접하는 방식 또한 주입식으로 접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그림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 져야 하는데 공부로 접근하게 되다보니 작가에 대해서,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에 대해서 일일히 익히고 암기하는데 연연하게 되고 그림을 보는 내내 제 느낌 의견이란 것이 생길 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와 전시회에 가서 작품 감상하는 것을 즐겨하곤 하였었는데, 그림을 보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아이와는 달리 도슨트의 해설에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에 집착하는 저를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와 생각하면 모든 행동들이 허영이였다는 생각이 드는데, 당시에는 제가 진짜 그림을 좋아한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고, 그림을 다루는 책은 어떤 형식의 글이든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명화를 소개하는 책을 비롯 에세이 형식을 통해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 등 여러 도서를 만나보았지만 명화를 소설과 접목시켜 만들어진 책은 이번에 처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소설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고, 심리 치료도 좋아하고 모든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저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었지만 이 요소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뭉쳐졌을까 사뭇 궁금해졌었답니다.

미술과는 전혀 관계없는 피지영 작가님의 소개글을 보면서 되려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하였답니다. 저도 미술 강의를 시청하고 관심을 갖고 여러 서적을 읽기도 하였었는데 결국 더 알고자 하는 열정이 부족하였고 무언가 시작하려는 생각없는 나태함이 전공자에 집착하는 합리화로 제자리걸음만 되풀이 하는 차이를 만들어냈구나 싶었습니다.

생각은 접고 이야기만 읽고 싶었는데, 작가 소개글에서부터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도현, 소설임을 알면서도 영달동이란 동네가 실제로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지만 머뭇거림 없이 재빨리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영달동 미술관의 등장에서 판타지적 요소와 더불어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드라마 <쌍갑포차>가 생각나기도 하고 또다시 샛길로 빠질 위기에 처하긴 하였지만 재빨리 정신줄 붙잡고 미술관 큐레이터의 설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림 설명만 휘리릭 읽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책 이야기의 전체 구성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찾아갈 수 있는 미술관과 이렇게 설명해 주는 큐레이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고흐의 <아를의 침실>로 시작되는 설명이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우리가 잘 몰랐던 숨은 이야기였고, 그 뒤로 만나게 될 작품들은 낯설고 생소한 작품들이라 신선하기도 하였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절묘하게 배치되어 그림으로 위로 받는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어도 문장을 난도질 해 숨은 의미를 파악하는 것에만 급급하였지 그 책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는 전혀 관심 갖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나브로 변해가는 모습을 막연히 성장이라 착각하고 구체화 시킬 생각은 아니했었는데, 글도 그림도 음악도 모든 분야에서 이러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떄가 있고 나도 모르게 흐믓한 미소가 지어질 때가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놓치면서 그저 읽고 보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 속에 녹아든 그림을 통해 초라함과 맞설 용기도 내어 봅니다.

힐링, 들으면 편안하고 기분 좋아지는 단어지만 너무 많이 듣고 언급하여 식상하게 느껴지는 단어기도 하지요.

이 책이 너무도 좋게 다가온 것은 결국 인간 이야기에 끌림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가 좀 잠잠해지고 다시 미술관 전시를 맘껏 볼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면 도슨트의 말을 이해하고 암기하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저를 돌아볼 소중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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