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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싫어요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44
한나 바르톨린 그림, 이다 예센 글,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덴마크의 유명한 소설가 이다 예센의 코비 시리즈 중에서 <걷기 싫어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레고의 나라라는 이유로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덴마크인데요..
정작 동화나 작가에 대한 정보는 없어 낯설게 다가온 이름이었습니다.
반면 영역을 앤서니 브라운이 했다고 하니 신뢰도가 팍 상승하는 것은 아마도 선입견이겠지요.^^
예쁜 그림책을 만나게 되면 아이가 어렸을 그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답니다.
아직도 어린이긴 하지만..
아직도 그림책에서 헤어나올 생각이 없는 엄마 입장에서 보면
아이 책을 읽어 줄 때 생각이 많아지곤 하지요.
<걷기 싫어요>라는 제목만으로도 아이의 어릴적 추억으로 시간을 되돌려 놉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어제도 녀석..
다리 아파 걷기 싫다고 투덜거리긴 했네요..(상황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코비가 아빠, 동생 막내와 함께 산책하러 나갔어요.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된 것은 두 동생 중 막내만 유모차에 타고 있는 현실이죠.(개인적인 생각)
외동인 제 아이는 그렇게 타라고 타라고 해도 유모차를 타지 않았었지만..
만약 동생이 있었다면 샘부리느라 유모차를 타겠다고 타겠다고 난리였겠죠..
코비의 표정을 보면 정말 다리가 아픈건지..관심을 얻고 싶어선지.. 표정 하나에도 생각이 많아지네요.
아빠는 그러면 집으로 가라고 말한답니다.
그 사이 동생은 막내랑 놀아주는 의젓함을 보여주고 있네요..
코비는 자신이 얼마나 아픈지 누군가에게라도 알게 하고 싶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어요.
그러나 지나가는 고양이 조차도 알아채지 못하죠..
지나가는 고양이 표현을 고양이 꼬리만 표현한 작가의 센스가 신선했어요.
책장을 넘기면 고양이 모습이 나오려나 기대했지만.. ㅋㅋㅋ 없어요~~^^;;
엄마에게도 아픔을 호소했지만.. 엄마도 바쁘다고 정원가서 놀라고 하시네요.
다리 아프다 하면 업어줄까? 가 먼저 생각나는 우리네와는 달리..
아빠는 혼자 집으로 가라 하고, 엄마는 정원가서 놀라 하고..
참 매정하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면..
어쩌면 제게 부족한 단호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비는 자신의 아픔에 집중했고 휠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에 걸려 휠체어를 만드는 코비를 보며 동생도 병에 걸리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도 재밌어요.
병에 걸리면 죽을 수도 있다니까 울먹거리는 장면까지..
녀석들 어찌나 귀엽던지요.
코비는 완전한 휠체어를 만들 수 있게 될까요?
코비에게는 아주 친절한 형도 있었네요~~^^

코비의 병을 완치 시키는 마지막 장면이 압도적이네요.^^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있음직한 이야기..
따뜻한 파스텔 톤 배경과 귀여운 녀석들의 이야기라 책을 덮는 순간 므흣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 아이에게 참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네요.
막내의 유모차.. 육아의 고수인 부모, 형의 아픔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동생, 그리고 친절한 형..
게다가 예쁜 여자 친구까지..
이 모든 구성 요소들이 코비를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도와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아이에겐 육아 고수가 아닌 부모 밖에 없는데 말이지요.
코비 부모의 단호함에는 매정함이 아닌 코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하단 걸 알았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 마음은 다 같지만
아이를 위한다고 수족이 되어 모든 것을 해 주고 있는 현실에서..
친절한 형과 걱정해 줄 동생은 만들어 줄 수 없지만..
아이에게 혼자 선택하고 활동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커서 이런 그림책은 보지 않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아이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코비는 왜 다리가 아프다고 했을까? 질문했더니..
산책 가기 싫은데 강제로 끌고 가서..란 대답에..
여기 상상과 자유의 나라 덴마크인데? 했더니 씨익 웃네요..
마음 따숩고 유쾌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하나의 질문과 대답으로 웃픈 결과가 되었네요..^^;;
다른 코비 시리즈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영어 공부를 하는 아이를 위해 앤서니 브라운의 영역본도 나왔음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