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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분노 나츠메 형사 시리즈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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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쓰메 형사의 인간을 보는 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깊어지는 듯 합니다. 

엄마의 황혼의 사랑을 위해 엄마의 시신을 감출 수 밖에 없었던 딸, 

시간이 지나도 영혼이 부서져 지워지지 않을 범죄의 상처,

초고령화되고 있는 일본에서 어떻게든 정착하고 꿈을 찾고 싶은 이방인들,

학창시절 자신을 졸개처럼 대했던 동창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아무 죄없는 

사람들을 연달아 살해한 무정한 인간까지.


단편은 장편만큼 쓰기 어렵다고 하는데 야쿠마루 가쿠의 글들은 장편이든 단편이든 

문장의 힘이 간결하면서 단단하다. 그래서 금새 읽히지만 가볍지만은 않다. 

타고난 문장가이기에 다음 작품도 얼마나 견고하고 명료할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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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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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가 옆에 있는 사과나무를 신경 써서 어쩌자는 거야?" 하고 대꾸했다고 한다.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피우면 돼.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으면 그만이고. 장미꽃과 비교한들 아무 의미도 없어."라고. (P. 218 발췌)- 무당벌레씨, 오래 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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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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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이 사람이 법학 전공자인 것을 잊게 된다. 이공계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작가의 약력을 재확인하게 되는 일이 빈번한데, 이번에도 역시나 다시한번 약력을 확인했다. 

손에 살기를 쥐고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무당벌레는 이번에도 배달사고로 우연히 업자 한명이 죽고, 업자가 도와주기로 했던 여자를 만나 다시한번 살인게임에 본의 아니게 참여한다. 참 지지리도 운이 없는 무당벌레지만, 그가 살아남는 것 자체가 운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매번 본인은 운이 없다고 한탄하고 읽고 있는 나는 명줄이 길기도 하다고 감탄한다. 

그 많은 업자들을 처리하는 것도 모자라 의뢰인의 의뢰인은 복수를 장렬히 끝마치고 개과천선하기까지 한다. 이런 권선징악은 언제나 대환영이라며 책장을 덮으면서 나까지 뿌듯해진다.

이사카 고타로의 문체는 담백하다. 그래서 가독성이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구조는 아니다. 저인망처럼 촘촘하고 독자를 긴장시키지만, 뜸들이다가 태우지는 않는다. 그래서 윤기 좔좔 흐르는 갓지은 밥처럼 책도 읽는 내내 맛있다. 

풍뎅이가 안 나타나서 아쉽긴 하지만 무당벌레가 멀쩡해서 다행이다. 다음 이야기가 있을 테니까...

"매화나무가 옆에 있는 사과나무를 신경 써서 어쩌자는 거야?" 하고 대꾸했다고 한다.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피우면 돼.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으면 그만이고. 장미꽃과 비교한들 아무 의미도 없어."라고.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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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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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야라는 주머니집 둘째 아들이라는 애매한 위치, 그럼에도 넉넉한 살림과 너그러운 부모님과 일꾼들의 지혜로움 속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어 인생에 큰 불편함없이 살아가는 도미지로. 큰형의 복귀에도 큰 흔들림없이 일상을 향유하는 도미지로에게 조카의 탄생과 본인의 취미이자 장래희망이기도 한 화가라는 꿈이 연달아 시험대에 오른다. 

조카가 태어나는데 도미지로는 왜 홍수같은 땀을 흘리며 산을 올라야 하는지, 흑백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를 그림으로서 액땜하는 일에서 한층 더 나아가 화가로서의 삶을 꿈꾸지만 결국 절필하고자 하는 일이 일어난다. 청과 부동명왕과 자재의 붓이 도미지로의 삶에 굵직한 두 획을 그었다면. 단단인형과 바늘비가 내리는 마을은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어떻게든 살고자 하는 서민들에게 영지 관리자의 잔혹한 탄압과 그 많은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켰음에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 냉혹한 현실을 그리고 있거나, 휴화산이 있는 마을에서 새의 깃털과 알껍질을 채취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화산 분출로 인해 사라지는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에도 한가운데에 여유롭고 평화롭게 살고 있는 도미지로에게 평화로움 근처에는 전쟁터와 같은 곳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70여년 전 너무나 처절한 내전이 있었지만, 그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는 자료화면이나 역사책에서만 글로서 영상으로서 겪는 현세대가 도미지로라면, 오빈이나 몬시로는 현쟁을 겪은 세대이니 100년도 안 되는 시간속에 정반대의 삶을 살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세대의 이야기는 자칫 훈계가 되기도 하고 일장연설이라고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미미여사 특유의 단호하지만 따뜻하고 현실성을 잃지 않는 이야기 전개가 그런 염려를 지운다. 

다음 작품에서는 도미지로의 좀더 어른으로서의 모습과 이이지로의 미시마야의 2대 주인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벌써부터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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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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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의 시대에도 잔혹한 서민수탈은 있었고, 혹독한 자연환경에서도 어떻게서든 살기 위해 죽을 힘까지 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처절함과 함께 깊은 울림을 준다. 미미여사 특유의 단호함과 따뜻함이 듬뿍 담긴 에도시대 이야기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공감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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