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백색실명이 도시를 덮치고 원시의 폭력이 시민들을 지배하던 악몽같은 일이 벌어진지 4년후 도시에는 또다른 백색의 공포가 엄습한다.
백지투표 80%이상의 시민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어떠한 정치세력도 지지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솔직히 읽는 내내 현재의 대한민국의 갑갑한 상황이 떠올랐다.
보수우익세력에게 과반의 몰표를 주다시피한 국민들...
지금 겉으로 지저분한 권력다툼으로 분열되어 있을 뿐 언제든지 개헌까지 할정도로 모든 권력을 다 쥐고 있는 보수우익 정치세력...
하지만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항의 소리들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와 의회의 모든 권한을 여당에게 몰아주고 최소한의 견제세력도 만들어 주지 않은 국민은 힘들것이 자명해 보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일까?
 
소설속 백색혁명이 일어난 도시의 위정자들 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에 취한 대한민국의 보수세력은 이런 국민의 저항을 이해할까?
아니 이해하려고 할까?....사실 이해할 필요가 없다.
아직 그들에게 시간은 많이 남아있고...백색혁명도시의 위정자들이 수많은 방법을 쓰며 원인을 알아내려 애썼던 노력조차도 이들은 하지 않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백색혁명도시의 시민들을 이간질 시키기 위해 폭탄테러라는 다소 복잡한 공작을 취할 정도의 용의주도함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의 멍청한 지배자들은 예전에 한번 그랬던 것처럼 바로 도시에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시민들을 학살하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아니 덜 번거롭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지금 대한민국에도 백색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투표권조차 없는 어린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환히 비추고 있는 백색의 혁명.....
하지만 선거때가 되면 어김없이 보수우익세력에게 표를 주는 30%정도의 고정적인 사람들이 있고..... 이 사람들은 그들이 아무리 추악한 짓을 저지르더라도 상관없이 그들에게 30%의 지지를 보낼 것이다.
 
아무 이유없이 80%의 백지투표를 하는 소설속의 시민들보다....어떤 부패한 짓을 하더라도 하물며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하더라도 30%의 지지를 맹목적으로 보내는 국민들이 항상 존재하는 현실의 대한민국이 나는 더 무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인생의 모든 것들을 내려놓은 한 남자와 희망없는 미래에 대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의 배에 몰래 숨어든 밀항자 소녀....

한때 부와 명예를 맘껏 누렸던 유명한 영화감독 쥐앙 모게는 그 모든 것들과의  인연을 스스로 끊고 아자르호라는 배에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하고 안드리아메나라는 과묵한 선원 한명만을 대동한채 대양을 떠돌아 다닌다.

어느날 상처투성이의 어린영혼 나시마는 아자르호에 숨어들게 되고 세사람의 항해는 시작된다.

처절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이내 서로를 알아보고 호감을 느끼지만 온통 독가시로 무장한 호저처럼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지는 못한다.

소설은 주로 모게와 나시마의 시선으로 진행되지만 요트항해와 카리브해의 자연을 묘사하는데 치중되어 있다. 나이차이가 많이나는 모게와 나시마의 아찔한 사랑같은걸 상상해 볼수도 있겠으나 둘 사이의 감정은 딸을 잃은 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딸의 관계로 부녀의 정 같은게 느껴진다.

초기작 '조서'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은 많이  수그러들었고 르 클레지오의 문장 특유의 무미건조한 냉소적인 관조자로의 시선은 오히려 많이 따뜻해졌다.

마지막 모게와 아자르 호의 몰락이 그리 비극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불타오르는 아자르호의 그림자 뒤로 다시 희망을 찾은 나시마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 표지가 너무 우중충한 디지인이라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내용이 그렇게 암울하지만 않으니 강렬한 햇빛이 내리 쬐는 바다의 모습으로 바꿔도 상관없을 듯...

이 책에 같이 실린 중편[앙골리 말라]도 좋았다.

 
보관함에 담아놓은 르 클레지오의 소설들을 많이 구매할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테하누 어스시 전집 4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타지계의 웨스턴 무비같은 소설 게드는 셰인의 외로운 총잡이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리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온통 아동성폭력 때문에 떠들썩한 시기에 이 소설을 읽게 된 것이 과연 시기적절한 판단이었는지 모르겠다. 실은 한달전쯤 펴들고 1부까지 읽다 포기하고 다른 책들을 읽었는데 혜진이 예슬이의 범인이 잡히고 나서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다.

1부까지는 주인공 험버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시종일관 냉소적인 혐오의 시선으로 읽었던게 사실이다.

특히나 험버트가 소설 서두에 나이 어린 소녀들에게 집착하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유명한소설가들의 예나 중세 유럽의 역사적인 예를 들어대며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대목에선 작가 나보코프에 대한 혐오에까지 생각이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2부를 읽어 나가면서 이런 나의 냉소적인 혐오가 다소 가혹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험버트의 님펫에 대한 변태적인 애정에 동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작품으로서 가지는 작가의 열정과 천재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결엔가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버린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험버트는 애초에 그런식으로 생겨먹었고 내가 어떤식으로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 댄다고 할지라도 변하지 않는다. 나보코프는 독자의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받아들이기 힘든 혐오스런 정형을 애초에 들이대어 놓고 독자가 읽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재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나는 나보코프만큼의 재주가 없으니 나의 느낌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러선 초반 그렇게 혐오해 마지 않던 험버트가 내가 되어 있었고 롤리타를 잃고 슬퍼하는 그를 동정하고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그의 절박함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어 버렸다.

 

아주 난감하고 생경한 이 느낌.......이것이  바로 이 소설의 불쾌한 매력(?)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빗 (반양장)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피터 잭슨 감독이 '호빗'을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하지만 이미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이미 머리속에 영상으로 자리 잡아버린 요정,난장이,호빗들의 모습은 오히려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발휘하는데는 방해가 되었다.
특히나 간달프가 나오는 장면에선 영화속 간달프의 모습이 책장에 오버랩 되는듯 했다.
호빗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종족중에 꽤나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베오른'이 어떤식으로 영상화 될지 무척 궁금하긴 하지만 이것 또한 '황금나침반'에 등장하는 '아머베어'들의 모습으로 어렴풋이 떠올려 볼수 있겠다.
영화의 특수효과 기술 발달로 상상으로만 가능하던 신화속 종족과 생물들을 영상으로 얼마든지 만들어 낼수 있는 현실이 어떨땐 현대인의 상상력을 고갈시키는 나쁜영향을 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많다. 
하지만 어쨌든 베오른과 함께 수백명의 '김리'같은 드워프가 군대를 이루어 진격하는 모습 또한 볼수 있으니 영화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반지의 제왕' 또한 전권을 구매하여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피터잭슨으로 인해 정형화 되어버린 이미지들로 인하여 독서의 즐거움이 반감되리란 걱정때문에 사기가 꺼려진다.역시 좋은 책이나 이야기는 영화가 나오기 전에 읽어야 한다는게 답일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