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동산 - 체호프 희곡선집, Mr. Know 세계문학 50 Mr. Know 세계문학 50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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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우습지도 즐겁지도 않은 체호프의 희극들을 읽었다.
'청혼','어쩔 수 없는 비극 배우','기념일' 이렇게 세편의 단막극들은

주인공들의 의사소통의 부재와 오해들 그리고 한바탕 난장판이 펼쳐지면서

청혼을 하러 왔다가 영지의 경계 소유권 문제로 한바탕 싸우게 되는

웃지못할 상황이나 서로 엉뚱한 말만 늘어놓다가 난장판이

되어버린 기념일등은 마치 찰리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보는듯 했다.

 

하지만 장막희극인 '갈매기','바냐아저씨','벚꽃동산'등은 ...글쎄 희극이라고 하기엔

특히나 갈매기에선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 비극적(?)으로 자살해 버린다.^^

 

물론 세편의 장막극의 등장인물들이 놓인 상황들이나 끊임없이 서로 어긋나는 의사소통의

부재등이 자살이나 실연,가문의 몰락등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들을

오히려 희극적으로 느껴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희곡들은 쫌 읽기 힘들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그 흔한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조차 읽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러시아 사람들 이름이 얼마나 어려운가....!!

소설을 읽다가도 헷갈리기 일수 인데 희곡은 더했다.

그래서 갈매기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스토리도 파악하지 못한채 읽었다가

등장인물 소개페이지를 일일이 종이에 옮겨 적어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읽는

수고를 들인 다음에야 다시 읽어서 이해했다.

 

읽다 보니 희곡도 꽤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얼마전에 헉슬리의 '멋진신세계'를 읽으며 중간중간 인용된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읽어보리라 맘 먹었었는데 이젠 제대로 재미를 느끼며 읽어낼 자신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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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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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가 1835년에 발표한 이 작품의 고리오영감의 비극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속에서도 충분히 발견할수 있는 익숙한 모습이다.

바로 '기러기아빠'들...자식들에게 더 안락하고 보장된 미래를 선사하기 위하여 자신의 삶은 철저하게 포기하고 살아가는 삐뚤어진 부성애의 단면들... 우리 주변에도 고리오 영감은 많은것 같다.

시민혁명으로 부를 거머쥔 신흥 부르주아 노인의 삐뚤어진 자식사랑으로 인한 몰락은 그렇다 치고 이 소설의 주인공 이랄수 있는 법률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 으젠 디 라스띠냐크의 상류사회에 대한 삐뚤어진 욕망은 결국엔 고리오 영감의 죽음과 함께 그 장례를 치루는데 땡전한푼 남김없이 다 써버림으로써 일장춘몽이 되어 버린다.

어릴적 부터 교육비에 터무니 없는 비용의 돈을 쏟아붓고 외국에 유학까지 시켜야만 상류사회에 속할수 있다고 믿는 풍토가 만연한 이 사회속에서 나는 고리오영감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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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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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에 쓴 감상문...

이건 현의 노래를 읽기 전에 읽었던 책이다.
일년전 언젠가 대통령이 탄핵으로 청와대에 갖혀 있던 시절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다는 이야기 한마디에 그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언젠가 뉴스에 김훈씨가 나와서 인터뷰 하는걸 우연찮게 본적이 있다.

 그때 티비화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세상의 그런 관심에 꽤나 곤욕스러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땐 뭐 저래 우물우물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는 그를 보고 무슨 소설가가 저렇게 말을 못하나 싶기도 했다.

뭐 그땐 그의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나올수나 있었을까 만은...

요즘 현의 노래 다음으로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그의 세설을 읽고 있는데 앞의 몇장만 읽었을 뿐인데 김훈씨란 사람의 성격을 어느정도는 이해 할수 있었다.

고졸출신의 대통령의 탄생과 그꼴을 죽어도 보지 못하는 이 사회의 기득권층이 똘똘뭉쳐 이뤄낸 희대의 코메디 탄핵이라는 정치적 세태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그 상황에 대한 정치적 평을 한마디라도 듣고 싶었을 방송사의 질문에 그는 어눌한 말투로 얼버무리는 외에 할 일이 없었을듯 싶다.

'개'에 대한 감상을 젖혀 둔채 갑자기 탄핵과 그의 방송사 인터뷰에 대해서만 주절주절 말이 많은것 같아 이쯤에서 관두고....

'칼의 노래'나 '현의노래'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어느정도 주류사회에서 한걸음 벗어나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같다.

앞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도 개 또한 읽고 나면 뭔가 개운치 않은 슬픔 한자락을 담고 있지만 그 나마 그의 소설중 가장 밝고 아름답다라고나 할까...

개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 세상은 복잡하고 이해 할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저 열심히 뛰어다니고 냄새맞고 오줌으로 영역을 표시하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보리'라는 주인공 개를 통해 대통령이 고졸출신건 뭣이건 주 5일제가 시행이 되건 말건,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어떻건 강남의 부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건 말건 개의 굳은살 박힌 가난한 발바닥처럼 주름지고 메마른 서민들의 정직한 삶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는걸 그는 말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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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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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이란 시간의 단위는 인간의 평균수명을 뛰어넘는 긴 시간이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서도 100세를 넘게 사는 사람이 있고 요즘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한세기를 관통하여 살아남는 사람들은 더욱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건 단순히 오래 산다는것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인식하는 시간과 세월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의 문제이다.

마르케스의 다른 소설 [백년의 고독]에서의 백년이라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시간의 단위가 이 소설에서는 90세의 생일을 맞은 주인공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한 십년정도만 더 살아 남는다면 한세기를 살아남게 되는 아직까진 인류의 시간단위를 뛰어넘는 소수의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는.....

평생동안 창녀들과 돈을 주고 산 관계밖에 갖지 못한 90세의 노인이 스스로 90세의 생일을... 아니 생존을 축하하기 위하여 14세의 숫처녀와의 하룻밤을 구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마르케스 소설의 전반적인 화두랄수 있는 고독과 사랑에 대한 깊이가 진하게 배어 있다.

사람의 인생은 백년의 시간을 관통해도 찰나와 같고 평생 500여명의 창녀들과 사랑을 나누었어도 언제나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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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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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에 이어 두번째로 읽은 위화의 소설이다.

시기상으로 [허삼관 매혈기]보다 먼저 나왔고,살아간다는 것이 좀 경직되어 있다면  허삼관 매혈기에 와서 작가의 유연함이 더욱 빛을 발한다고나 할까?

제목은 [살아간다는 것]이고 원제는 <활착 活着>이지만 중국에만 있는 한자어이고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인생]-실제로 영화화 되어 국내 개봉당시 이 제목이었다.-쯤 되겠지만 작가 자신이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마땅히 번역될 우리말이 마땅찮아서 살아간다는 것으로 한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죽어간다는 것]이라고 바꿔도 될만큼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비극적으로 죽어간다.
부모님이 두분다 생존해 있고 나이가 이만큼 먹었지만 죽음과 헤어짐이란 것에 대하여 느끼지도 못했다.
주인공 서복귀의 아픔을 나는 살아가면서 몇번이나 겪어야 할까?

기구한 운명의 복귀 노인이 처자를 먼저 앞세우고 마지막 남은 외손자까지 어이없이 잃어버리고 쓸쓸히 늙어가면서도 그러한 슬픔이나 외로움 까지도 살아가는것의 일부라고 초연히 느낄만큼 아니 뭔가 느끼기엔 너무 짧은게 우리네 인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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