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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5년 10월에 쓴 감상문...
이건 현의 노래를 읽기 전에 읽었던 책이다.
일년전 언젠가 대통령이 탄핵으로 청와대에 갖혀 있던 시절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다는 이야기 한마디에 그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언젠가 뉴스에 김훈씨가 나와서 인터뷰 하는걸 우연찮게 본적이 있다.
그때 티비화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세상의 그런 관심에 꽤나 곤욕스러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땐 뭐 저래 우물우물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는 그를 보고 무슨 소설가가 저렇게 말을 못하나 싶기도 했다.
뭐 그땐 그의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나올수나 있었을까 만은...
요즘 현의 노래 다음으로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그의 세설을 읽고 있는데 앞의 몇장만 읽었을 뿐인데 김훈씨란 사람의 성격을 어느정도는 이해 할수 있었다.
고졸출신의 대통령의 탄생과 그꼴을 죽어도 보지 못하는 이 사회의 기득권층이 똘똘뭉쳐 이뤄낸 희대의 코메디 탄핵이라는 정치적 세태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그 상황에 대한 정치적 평을 한마디라도 듣고 싶었을 방송사의 질문에 그는 어눌한 말투로 얼버무리는 외에 할 일이 없었을듯 싶다.
'개'에 대한 감상을 젖혀 둔채 갑자기 탄핵과 그의 방송사 인터뷰에 대해서만 주절주절 말이 많은것 같아 이쯤에서 관두고....
'칼의 노래'나 '현의노래'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어느정도 주류사회에서 한걸음 벗어나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같다.
앞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도 개 또한 읽고 나면 뭔가 개운치 않은 슬픔 한자락을 담고 있지만 그 나마 그의 소설중 가장 밝고 아름답다라고나 할까...
개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 세상은 복잡하고 이해 할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저 열심히 뛰어다니고 냄새맞고 오줌으로 영역을 표시하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보리'라는 주인공 개를 통해 대통령이 고졸출신건 뭣이건 주 5일제가 시행이 되건 말건,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어떻건 강남의 부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건 말건 개의 굳은살 박힌 가난한 발바닥처럼 주름지고 메마른 서민들의 정직한 삶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는걸 그는 말하고 싶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