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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인사이드 발리 (5개정판) - Inside Guide A1 Bali
강은영 글.사진 / 엘까미노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여행가이드북으로서 그리고 발리여행가이드북으로서 최고의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 서점에서 발리여행가이드북을 찾을 때 다른 유명출판사의 유명한 시리즈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화려한 사진으로만 꽉찬 책들, 지나치게 쇼핑위주로 편성되어 있는 책들, 두껍고 무거운 책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선택할 수가 없었다. 애용하는 론리 플래닛을 찾아보니 한글판이 없었다. 주저하고 있는 중 한 귀퉁이에 있는 이 책을 발견하고 마음에 들어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의 좋은 점을 한번 살펴보자면,
첫째로, 무엇보다도 지도가 충실하다. 내가 제일 선호하는 론리 플래닛의 지도만큼 정확하고, 알아보기 쉽고, 그리고 이 책에서는 지도에 간략하게 중요한 설명까지 덧붙여서 이해가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지도를 볼 수 있었다. 우붓의 거리 지도 또한 아주 상세하고 (p.232, 240, 244 등) 간략한 설명도 덧붙여져서 흥미로왔다. 또한 지도를 부록으로 한장짜리로 찢어서 휴대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 여행하면서 종종 지도를 확인하고 싶은데 등 뒤 배낭에 있는 책을 한 권 통째로 꺼내려니 귀찮았던 적이 많았다. 한장짜리 지도는 카메라가방에 혹은 작은 숄더백에 넣어서 확인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쉽게 꺼내볼 수 있어서 참 편리했다. 배낭없이 카메라 넣은 작은 가방만 메고 동네 산책 나갈 때 굳이 책 한 권 통째로 들고 갈 필요없이 가볍게 지도 한 장 넣어서 갈 수 있어서 참 유용했다. 여행이 끝날 때 쯤에는 지도 모서리가 닳아서 너덜너덜해지도록 여행 내내 잘 활용했다.
두번째로 이 책의 좋은 점은, 발리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충실한 소개이다. 발리의 종교행사, 짜낭, 가옥형태, 음식소개, 과일, 과자, 맥주 소개, 마사지, 스파, 우붓의 문화 소개, 회화, 전통무용 소개 등 발리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발리를 여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 물론 다른 여행 책자에도 기본적인 정보들이 어느 정도는 다 소개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어느 책보다도 내용이 충실하고, 사진도 적절하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발리와 인도네시아에 대해 공부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정보였다. 특히 가옥과 사원구조 소개(p.18, 19), 음식 소개(p.24), 과일 소개(p.30), 발리 전통과자 소개(p.32) 등은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세번째로 이 책의 좋은 점을 들자면, 레스토랑 소개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행 중 좋은 레스토랑을 찾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제대로 여행을 해나가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 책에 소개된 레스토랑들은 특징이 잘 소개되어 있어서 어디 갈까 뭘 먹을까 고민될 때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외에도 많은 좋은 점들이 있는데, 대략 세가지만 들어보았다. 그리고,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덧붙이고 싶다.
첫째로,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 발리 정보 편에 발리의 꽃과 나무, 동물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볼수 없는 열대의 꽃과 나무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름이나 특징 등을 알고 싶었으나, 현지인에게 물어봐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첨박카, 캄보자 등 몇개 들었지만 헷갈리기만 하고 정확한 명칭이나 특징 등이 궁금했다. 한국이름, 발리나 인도네시아 이름, 영어 이름 정도를 그림과 함께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동물의 경우 밤에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우는 동물들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그 이름이 궁금하다. 나무같은 경우 바나나나무, 천리향부터 간단한 몇가지라도 나뭇잎 모양, 특징 등을 소개한다면 흥미로울 것 같다. 다른 나무의 밑둥에 붙어서 사는 나무, 줄기에 붙어서 감고 올라가면서 사는 식물도 있었는데, 그런것도 처음 보는 나에겐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둘째로, 이 책에서 가장 유용하지 않았던 정보는 숙소정보였다. 이 책을 읽는 대상을 중급 이상, 고급 숙소를 원하는 여행자들로 잡고 있는지, 나를 제외한 모든 여행자들은 이 정도 숙소에 머무를 여유가 있다는 것인지, 발리에 가면 적어도 이 정도 숙소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우붓 시내에 쫙 깔린 10만~25만 루피아짜리 숙소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이 단지 저렴한 숙소는 OO, XX 거리에 많이 있다는 말 밖에 없다.(p.268) 저렴한 숙소는 그냥 적당히 알아서 찾아가라는 뜻으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론리 플래닛의 경우 저렴한 숙소, 중급숙소, 고급숙소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으며 그것도 저렴한 숙소에 대한 비중이 가장 큰데 비해 이 책에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이 비싼 숙소, 리조트 위주로 되어 있어서 아주 실망스럽다. 한국의 여행자들 중 직장인(그것도 2인 이상 그룹으로)이나 단체 손님을 제외하고 하룻밤 214$, 145$, 96$ 하는 이런 숙소에 갈 수 있는 배낭여행자, 개인여행자, 대학생 여행자 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중급, 고급 숙소에 대한 설명을 대폭 줄이고, 저렴한 숙소를 사진없이 이름과 위치, 특징, 가격, 전화번호 등 한두줄 정도만 소개하더라도 여행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이 책의 내용 또한 아주 충실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숙소 서너개만 줄이더라도 아주 많은 저렴한 숙소를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것이다.
세번째로,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서는 비교적 사진위주라기보다는 내용이 풍부하고 충실하지만, 일부 숙소, 레스토랑 정보 등에서 불필요한 사진사용이 많아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 위주의 흥미를 끄는 편집보다는 공간을 차지하는 사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내용이 풍부한 것이 여행자에게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책은 나의 발리 여행에 가장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고, 흥미있는 내용과 정보가 많아 즐겁게 읽으면서 발리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