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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은 교수의 자기 사랑 노트 - 2009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오제은 지음 / 샨티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권력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온 정열을 다해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내면의 소리를 놓치고 만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가슴의 소리를 듣는 일이야말로 신의 음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길이다. 가슴이 기뻐하는 일, 그것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글을 쓰는 일이 기쁘다면 그 일을 하자. 노래하는 일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면 그 일을 하고, 농사짓는 일이 가슴을 뛰게 한다면 그 일을 하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긍정 에너지가 지닌 힘이다."
"내가 그날 "천하보다도 귀하다"라고 대답했지만, 허둥지둥 유명인들을 쫓아다니는 내 모습은 자신을 천하보다 귀하게 대하는 것이기는커녕 여전히 수많은 조건들을 가지고 자신과 사람들을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날 나는 스스로를 향해 깊이 사과를 했다. 너를 '천하보다도 귀하게 대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분이 내게 물었던 "자신이 얼마나 가치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물음은 그 후로도 나에게 좋은 화두가 되었다."
"나는 네가 너인 것이 그냥 좋아.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괜찮아.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못해도 괜찮아. 싫으면 안 해도 돼. 너만 행복하면 돼. 내가 바라는 것은 너의 행복뿐이야. 네 가슴이 뛸 때 내 가슴도 뛴단다."
"나는 나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제 속에 갇혀 살았었다. 금욕해야 하고, 절제해야 하고, 엄숙해야 하고, 정직해야 하고, 친절해야 하고... 그래야만 하나님이 "너 괜찮다" 하실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 잣대에 맞추어 나를 감시하고 억압하고, 그것이 안 될 때는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자책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도 안 마시고 듣고 싶은 유행가도 안 부르고 안 들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부끄러운 마음까지 생겼다..."
""나는 네가 어떻게 해야만 사랑하는 게 아냐. 아무 조건도 필요 없어. 너 그대로가 조항. 그냥 다 괜찮아." 나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 어떤 조건도, 어떤 규칙도 강요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인간적인, 그저 너무나 인간적인 한마디. "괜찮아. 네 잘못이 아냐. 너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어. 넌 있는 그대로 백 점이야. 그러니까 점수 따려고 애쓸 필요 없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몇 점짜리인가? 바로 그 대답에 나의 운명이 달려 있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이러한 사실도 모르는 채 그동안 나는 사람들의 기대와 잣대에 맞추어서 나를 잃어버리고 사람들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어릿광대처럼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내 삶의 절체절명의 순간, 내가 나를 완전히 포기하고 놓아버린 그 순간에, 나는 하나님과 가장 인격적으로 대면할 수 있었고, 그분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다고, 내가 100점짜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목표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해 내는 데 있다. 나는 내가 나인 것이 그냥 좋다"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닌 바로 당신이다. 목숨을 걸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말한다.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 이 세상에 온 목적이며, 그것이 영성 수련과 치유와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자신의 요구가 아닌 타인의 희망대로 하기를 원하면서 살고 있는가? 얼마나 많이 바깥에서 주어진 틀과 사고방식에 자신을 끼어맞추기 위해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욕구를 무시하면서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자신의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자신의 경험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말로만 이론으로만 이것이 옳다 이렇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하는 겉으로만 거창하고 그럴 듯해 보이는 책하고는 다르다. 저자의 절절한 체험에서 우러나는 내용이어서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그냥 읽다보면 재미있고 편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자기 사랑 노트를 작성하게끔 되어 있는데 처음엔 뭐 이런 걸 실어놓았나 싶었는데 실제로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쯤 내용을 읽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니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책 속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슴 속 깊이 담아두고 싶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책 속의 아름다운 구절들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아쉽다. 그래서 여기저기 몇자 긁적여보는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많았다. 그 내용을 내가 나름대로 소화해서 이야기로 들려줄 수도 있겠지만, 내용을 조금씩 발췌, 프린트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읽어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항상 성적을 올려야 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고 학교와 사회의 정해진 틀을 따르도록 강요받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이 책의 글들을 보여주고 싶다. 한 번 읽고나서 언제까지나 책장 한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장식용으로 보관되기에는 아까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