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그만뒀습니다 -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 오원근의 버릴수록 행복한 삶
오원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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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 발을 디디면 일단 어느 정도 거기에 자신을 맞추어가면서 포기할 건 조금씩 포기하면서 살게 마련이다.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순수한 꿈이나 이상, 이념 이런 것들은 현실의 탓으로 돌리면서 조금씩 포기하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것을 나이드는 법, 세상 살아가는 요령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을 어쩔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현실과 융화해가면서 현명하게 사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저자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검사직을 버리고 나온다. 그리고 가장 맑고 순수하게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길을 택한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농사를 짓고 수행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한다.

 

직장생활이 주는 겉으로 화려한 지위와 물질적인 풍요를 떨쳐버리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사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자신의 꿈과 순수함을 버리고 자연스럽지 못한 생활을 스스로 택하고 있는 셈이다. 현실이 어쩔 수 없이 그렇다고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그런 생활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용감한 선택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외부의 유혹에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선택하였다. 겉으로 화려한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와 지위보다는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고 정직한 내면에 귀기울이는 자연스런 삶을 택한 것이다. 읽는 내내 맑고 깨끗한 마음이 느껴지면서 나의 마음 또한 화안하게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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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은 교수의 자기 사랑 노트 - 2009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오제은 지음 / 샨티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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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권력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온 정열을 다해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내면의 소리를 놓치고 만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가슴의 소리를 듣는 일이야말로 신의 음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길이다. 가슴이 기뻐하는 일, 그것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글을 쓰는 일이 기쁘다면 그 일을 하자. 노래하는 일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면 그 일을 하고, 농사짓는 일이 가슴을 뛰게 한다면 그 일을 하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긍정 에너지가 지닌 힘이다."

 

"내가 그날 "천하보다도 귀하다"라고 대답했지만, 허둥지둥 유명인들을 쫓아다니는 내 모습은 자신을 천하보다 귀하게 대하는 것이기는커녕 여전히 수많은 조건들을 가지고 자신과 사람들을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날 나는 스스로를 향해 깊이 사과를 했다. 너를 '천하보다도 귀하게 대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분이 내게 물었던 "자신이 얼마나 가치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물음은 그 후로도 나에게 좋은 화두가 되었다."

 

"나는 네가 너인 것이 그냥 좋아.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괜찮아.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못해도 괜찮아. 싫으면 안 해도 돼. 너만 행복하면 돼. 내가 바라는 것은 너의 행복뿐이야. 네 가슴이 뛸 때 내 가슴도 뛴단다."

 

"나는 나 스스로 만들어놓은 규제 속에 갇혀 살았었다. 금욕해야 하고, 절제해야 하고, 엄숙해야 하고, 정직해야 하고, 친절해야 하고... 그래야만 하나님이 "너 괜찮다" 하실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 잣대에 맞추어 나를 감시하고 억압하고, 그것이 안 될 때는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자책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도 안 마시고 듣고 싶은 유행가도 안 부르고 안 들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부끄러운 마음까지 생겼다..."

 

""나는 네가 어떻게 해야만 사랑하는 게 아냐. 아무 조건도 필요 없어. 너 그대로가 조항. 그냥 다 괜찮아." 나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있었다. 어떤 조건도, 어떤 규칙도 강요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인간적인, 그저 너무나 인간적인 한마디. "괜찮아. 네 잘못이 아냐. 너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어. 넌 있는 그대로 백 점이야. 그러니까 점수 따려고 애쓸 필요 없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몇 점짜리인가? 바로 그 대답에 나의 운명이 달려 있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이러한 사실도 모르는 채 그동안 나는 사람들의 기대와 잣대에 맞추어서 나를 잃어버리고 사람들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어릿광대처럼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내 삶의 절체절명의 순간, 내가 나를 완전히 포기하고 놓아버린 그 순간에, 나는 하나님과 가장 인격적으로 대면할 수 있었고, 그분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다고, 내가 100점짜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목표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해 내는 데 있다. 나는 내가 나인 것이 그냥 좋다"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닌 바로 당신이다. 목숨을 걸고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말한다.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 이 세상에 온 목적이며, 그것이 영성 수련과 치유와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자신의 요구가 아닌 타인의 희망대로 하기를 원하면서 살고 있는가? 얼마나 많이 바깥에서 주어진 틀과 사고방식에 자신을 끼어맞추기 위해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욕구를 무시하면서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자신의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자신의 경험과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말로만 이론으로만 이것이 옳다 이렇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하는 겉으로만 거창하고 그럴 듯해 보이는 책하고는 다르다. 저자의 절절한 체험에서 우러나는 내용이어서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그냥 읽다보면 재미있고 편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자기 사랑 노트를 작성하게끔 되어 있는데 처음엔 뭐 이런 걸 실어놓았나 싶었는데 실제로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쯤 내용을 읽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니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책 속의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슴 속 깊이 담아두고 싶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책 속의 아름다운 구절들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아쉽다. 그래서 여기저기 몇자 긁적여보는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많았다. 그 내용을 내가 나름대로 소화해서 이야기로 들려줄 수도 있겠지만, 내용을 조금씩 발췌, 프린트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읽어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항상 성적을 올려야 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고 학교와 사회의 정해진 틀을 따르도록 강요받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이 책의 글들을 보여주고 싶다. 한 번 읽고나서 언제까지나 책장 한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 장식용으로 보관되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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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최성애 박사의
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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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서 아이들을 재단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가? 아이들을 그 자체로서 이해하기 보다는 어른들의 정해진 기준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지시, 명령하고 있지 않은가?

 

비고츠키, scaffolding: 아이 수준에 적합한 교수방법,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 맞는 도구를 사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재빨리 터득하고 해결방법을 찾아 자기 것으로 만들게 해 주는 것을 말한다. 학습이란 것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안에서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되도록 하며, 교사에 이끌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성취의 기쁨을 맛보도록 하는 것이다. 즉, 교사에 의해 주어진 지식이 아니라 학습 과정을 학생이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은 모두 수용해 주되,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그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의 감정은 다 받아주되, 행동에는 제한을 두어야 한다.

 

"단정적인 대화는 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대화란 없습니다." "너 ~ 좋아하지? 그럴 줄 알았다." "너 ~하잖아, 내가 다 알고 있어.""너 이거 안할 거지?" 등등 상대방을 단정하는 무수히 많은 대화들을 평소에도 우리는 종종 사용하는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더이상 할 말이 없어 어이없어하며 잠자코 있었던 적이 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상대 앞에서 내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상대가 받아들여주지 않으리란 생각이 들어 대화를 포기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아이들에게 시험을 잘 보거나 그림을 잘 그린 대가로 상을 준다면, 아이는 진정 공부하는 즐거움이나 그림그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 상을 받기 위해 하는 것 같아 오히려 하기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으로 보상을 해주거나 타임아웃 등의 벌주기는 어른이 아이에게서 기대하는 행동이나 만족감을 얻기 위해 아이를 조종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가 그 일을 할 때 느끼는 감정, 목표, 취향, 개성, 호기심, 성취감, 욕구 등입니다. 그런데 상과 벌에 의해 움직이다 보면 아이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알피 콘은 아이가 어떤 행동을 잘하거나 성취하였기 때문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껴서는 안되며, 아이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조건없는 사랑을 주는 것이 부모의 궁극적 역할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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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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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명쾌하고 솔직하다. 더 이상 군더더기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분명하다. 우리가 항상 고민하고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아는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솔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속이고 변명을 하려들기 때문일 것이다. 자꾸 뭔가를 꾸미려 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답은 간단한 데 말이다. 고민할 것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솔직하게 행동하면 될 것이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한 걸음만 물러나서 바라보면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원망하고 괴로워합니다. '이것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스러운 마음, 바로 집착에서 괴로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주의해야 할 것은 아주 작은 사건들이에요. 이러한 작은 갈등과 충돌을 피하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을 통해 호흡을 살펴보면서 몸에 일어나는 작은 느낌을 바라보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미세한 불만, 부주의 등을 다 알아차리고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작은 스트레스를 미리 막을 수가 있어요. 내 속에 쌓인 스트레스도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거의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작은 실수도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

 

""그냥 놔라." 놓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없어 못 놓는다는 뜻이 아니라, 방법이 필요없다는 말이에요. 그냥 놓는 거예요. 그런데도 뜨겁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거나 또 방법을 몰라서 못 놓는다고 하며 묻는다면, 이것은 무슨 얘기예요? 놓기가 싫은 거예요. 놓기가 싫어서 안 놓는 거지, 방법을 몰라서 안 놓는게 아니에요. 놓기 싫다는데 사로잡혀 있는 겁니다. 스스로를 놓아버려야 하는데 놓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이고, 내가 또 내 자신에 집착했네. 나 잘났다고 또 설치는구나.' 이렇게 수용해야지 미워하면 안됩니다. 그냥 인정하세요..."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운 말인 것 같다. 아니, 실천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꼭 움켜 잡고서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놓으"면 되는데 말이다. 무엇을 그렇게 움켜쥐고 있는 것인지... 뜨겁다고 소리지르면서도 놓으려고 하지 않는 내 안의 욕심, 이기심, 습관,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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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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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란 부제와 어울리게 이 책에는 음식과 그에 얽힌 삶의 향기가 가득하다. "허기란 그저 물리적인 배고픔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사랑에 배고프고, 우정에 배고프고, 시간에 배고프고, 진짜 배가 고픈 것이므로 우리 삶에 대한 가장 거대한 은유다." 이 책에는 허기를 채우고, 사랑을 채우고, 우정을 채우고, 우리 삶을 채우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책은 가볍게 쓴 에세이집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나름대로의 문체와 필체를 가지고 자신만의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섬세한 감정, 따뜻한 느낌, 세밀한 결이 느껴졌고,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훈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담담한 백초차와 스님의 꾸밈없고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는 그 시절 내가 운좋게 누릴 수 있었던 영혼을 위한 신령한 차 같은 것이었다. 그 때부터 나는 사람에게는 각자 잘 모르는 아름다움과 신비와 선의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비틀즈를 들으며 먹은 오늘의 점심식사 수제비에는 한 끼니의 식사이기도 하고 내 인생을 들여다보는 핀홀이기도 했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삶은 늘 한 끼의 식사일 뿐이다."

 

"한낱 된장찌개 하나 먹는 일에 내가 보이는 이런 수선스러움은, 엄마에겐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 식솔을 거두던 지난 일생을 알아주는 자식과의 찰나이기도 하다. 이윽고 포만하게 이어지는 모자의 대화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풍경이라는 사실을 서로 배우고야 마는 것이다."

 

"내 마음에 폭우가 쏟아져 흙탕물로 얼룩진 날이나, 예기치 않은 돌멩이가 남긴 파문으로 몸과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날이면, 나는 한밤중에 깨어나 히말라야 롯지의 그 달밧을 생각할 것이다. 오로지 두 다리로 히말라야를 넘으며 신의 침묵을 받아들였을 인간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는 달밧, 그 에너지를 기억하며 마음을 내려놓겠지. 그리고는 죽음처럼 고요한 잠으로 빠져들 것이다. 눈을 뜨고난 후 비 갠 후의 맑은 하늘이 내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일깨워준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친구의 커피에서 원두에 "하나의 의미를 불어넣는" 일이 친구가 하는 작업의 목적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낱낱의 커피들은 낱낱의 의미로 새롭게 생성된다. 생산지를 떠난 커피는 먼 한국땅의 누군가에 의해 그 맛이 해석되고 또 누군가는 이를 마시며 그 생산지를 그리는 것이다. 모든 음식이 그렇다. 어떤 음식이든 다 제각각의 의미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그 제각각의 의미로 먹게되는 음식은 또 제각각의 사람들의 영혼을 움직일 것이다... 

 

우리 각자의 영혼을 채우는 음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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