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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명쾌하고 솔직하다. 더 이상 군더더기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분명하다. 우리가 항상 고민하고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아는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솔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속이고 변명을 하려들기 때문일 것이다. 자꾸 뭔가를 꾸미려 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답은 간단한 데 말이다. 고민할 것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솔직하게 행동하면 될 것이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한 걸음만 물러나서 바라보면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원망하고 괴로워합니다. '이것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스러운 마음, 바로 집착에서 괴로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주의해야 할 것은 아주 작은 사건들이에요. 이러한 작은 갈등과 충돌을 피하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을 통해 호흡을 살펴보면서 몸에 일어나는 작은 느낌을 바라보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미세한 불만, 부주의 등을 다 알아차리고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작은 스트레스를 미리 막을 수가 있어요. 내 속에 쌓인 스트레스도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거의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작은 실수도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
""그냥 놔라." 놓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없어 못 놓는다는 뜻이 아니라, 방법이 필요없다는 말이에요. 그냥 놓는 거예요. 그런데도 뜨겁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거나 또 방법을 몰라서 못 놓는다고 하며 묻는다면, 이것은 무슨 얘기예요? 놓기가 싫은 거예요. 놓기가 싫어서 안 놓는 거지, 방법을 몰라서 안 놓는게 아니에요. 놓기 싫다는데 사로잡혀 있는 겁니다. 스스로를 놓아버려야 하는데 놓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아이고, 내가 또 내 자신에 집착했네. 나 잘났다고 또 설치는구나.' 이렇게 수용해야지 미워하면 안됩니다. 그냥 인정하세요..."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지만 실천하기가 어려운 말인 것 같다. 아니, 실천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꼭 움켜 잡고서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놓으"면 되는데 말이다. 무엇을 그렇게 움켜쥐고 있는 것인지... 뜨겁다고 소리지르면서도 놓으려고 하지 않는 내 안의 욕심, 이기심, 습관, 집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