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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일의 보람과 애환
믿음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펐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또 한숨이 나왔다. 아까보다 더 깊은 한숨이었다. 책상에쌓인 서류에 눈물이 떨어졌다. 바보 같으니. 이런 일로 눈물이 나면 어쩌자는 걸까. 그보다 이것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내일 아침까지는 어떻게든 다 마쳐야 해서 울고 있을 틈이없는데, p54
신입 사원인 히나코는 파견근무를 하다가 노무사 자격증을따고 당당히 취업을 한다 고참 상사는 병아리 신참이라고 부르며 신입사원을 대한다 열심히 일하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지만 일을 하면서 알게되는 온갖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속속 등장하고 히나코는 충실하게 본인의 역할을 다한다. 그녀에게 맡겨진 일에서 드러나는 노사간의 의견차이는 깊이 들어가면 직장내 괴롭힘 여성직원의 결혼과 출산문제 연장근로조작등이다. 회사원이라면 정말 남의 일같지 않아 깊이 공감하며 읽어내려갈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국내작가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이 많이 떠올랐다 판교 테크노밸리를 배경으로 해서 직장인의 민낯이 핍진하게 드러난 소설과 통하는 느낌이다. 병아리 신참 노무사의 성장소설이기도하다 일의 보람에 기쁘다가도 직장인의 한 커플 벗겨진 실상들에 한숨짓고 우는 모습에 공감한다.
-더 제대로 보고 잘 듣자. 그리고 나도 좀 더 잘 표현하자.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건 당연하지 않나. 내일부터는 꼭.
아니, 그 전에 이 서류를 제대로 마무리해야지.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신입답게 풋풋하고 열심히 일하던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병아리 히나코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는걸 느낄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신입의 시절 그 초심을 잃어버렸다면 이미 직장에서 깨지고 부서지며 직장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진 고참이 된것이다. 나의 직장 생활은 어떤가. 내가 꿈꾸던 그 일을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잘 하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질문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