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이누준 지음, 이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1월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노을이 물드는 순간, 승강장 의자에 앉아서 보고 싶은 사람을 마음속으로 그리면 그 사람이 노을 열차를 타고 만나러 온다. 다만 노을이 사라질 때까지, 짧은 시간 동안만 만날 수 있다. 석양이 산 너머로 사라지면 노을 열차는 그 사람을 태우고 영원히 사라진다. 노을 열차를 만날 기회는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이고, 한 번 만나고 나면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마음속에 바로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이누준님의 '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에는 노을 열차를 통해 여섯 사람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저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다르다. 만나고 싶은 이유도 다르고, 대상도 다르다. 단 한 가지 죽음으로 인해 남긴 후회가 있다는 것. 만남을 통해 후회를 털고 무의미했던 인생에 새로운 의미가 새겨진다.

미워했던 엄마를 만나고, 오해했던 친구를 만나고, 영원히 함께 하자던 약속을 어기고 갑자기 떠나버린 아빠를 만나고, 사랑했던 아들을 만나는 이야기들은 지금 내 옆에 있는 모든 이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만든다.

아무리 빨라도 후회는 늦다는 말이 있다. 아빠를 갑자기 보내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후회를 하며 그리워하고 있으면서, 지금 옆에 있는 이들에게 또 후회할 일을 만들고 있는 나를 본다. 이 책은 그저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아주 작은 만남도 귀하게 여기게 한다. 죽은 이를 만나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지금 함께 호흡하며 눈을 마주쳐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순간 순간이 기적의 시간임을 알게 하고 감사하게 한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렸던 나를 잠시 멈추고 주위를 찬찬히 둘려보게 한다.

아~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게 하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