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춘덕이
유춘덕 지음 / 프롬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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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한 유춘덕작가.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유춘덕작가. 그런 그녀가 남들과 다른 수필을 출간했다. 그것도 이름만으로 먹먹한 엄마의 이야기로 말이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시작하는 '내 이름은 춘덕이'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내 생각엔 춘덕이라는 이름을 이길 수 있는 이름의 소유자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짝지에게 내 이름을 소개하며 인사하는데 3일은 걸린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엄마의 이야기로 이 한 권의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작가가 5살 때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딸 다섯을 혼자서 키워내고 공부까지 알차게 시키신 엄마. 지금은 치매 초기로 기억도 가물가물, 이가 성하지 못해 가지 반찬만 드시지만 마냥 사랑스럽고 귀엽기까지 한 엄마와의 이야기를 옆집 언니가 이야기하듯 잔잔하게 풀어낸다. 책을 읽고 있으면 기쁜데도 눈물이 나고, 슬픈데도 눈물이 난다. 얼마전에 봤던 '소풍'이라는 영화가 겹쳐져서 책을 읽는 동안 엄마에게 감사하면서 미안해서 힘들었다. 세 아이를 둔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1/10만큼도 못해주고 있는 것 같다.

자식이 잘 되는 일이라면 자신이 믿고 있던 종교까지 한 순간에 버릴 수 있는 딸바보 엄마, 돌아가신 아빠대신 큰아빠가 딸 결혼식 때 손잡고 들어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10년을 불평 한마디 없이 농사일을 해주셨던 엄마, 아빠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리워해서 잠잘 때를 제외하고 늘 남편을 생각하는 엄마, 셋째 사위가 은퇴하면 같이 사는데 불편하실까봐 사위 은퇴 전에 죽어야지 말씀하시는 엄마... 작가는 이런 엄마의 이야기를 쓰면서 얼마나 울었을까. 어릴땐 섭섭함도 많았지만 이젠 이해하는 마음으로 엄마를 안아줄 수 있는 딸이 된 작가의 이야기는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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