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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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저자의 '패밀리 트리'를 읽고 저자의 다른 책을 읽고 싶었다. 가볍게 다가온 듯 했지만 오랫동안 잔잔함을 줘서인 것 같다.

'날개가 전해 준 것'은 미니 힐링 소설이다. 책의 크기도 작고, 87페이지의 짧은 이야기다. 하지만 담겨 있는 이야기는 묵직하게 마음에 오래 남을 듯 하다.

왕관앵무의 시선으로 자신이 반평생 경험한 삶을 이야기로 묶은 것이다. 세상에서 수많은 경험을 한 회색앵무 야에 씨와 왕관앵무와의 대화로 시작한다. 이 책에서 인간을 자신이 제일 똑똑한 줄 알고 두 발로 걷고 날지도 못하는 녀석들이라고 표현한다. 새들의 입장에서 보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아니 사람의 입장에서 봐도 틀린 표현이 없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한참을 걸리게 했던 문장이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대화를 하고, 무슨 경험을 하는지에 따라서,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서 삶의 모양은 각양각색이다. 왕관앵무도 마찬가지였다. 기쁨과 행복, 좌절과 힘듧을 경험하고 익숙하지만 기억나지 않는 곳에 이르기 까지 한 순간도 의미가 없었던 순간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흘러 수많은 날개의 흔적이 남기고 떠난 자리, 그 곳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나무를 발견한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를 듣게 된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드디어 알게 된다.

삶이 힘겹게 느껴지는 요즘 작은 책 하나가 나에게 주는 위로가 크다. 왜 사는지 사명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 책이다. 시간이 흘러 가는 대로 그냥 보내지 말고 태어난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고, 주어진 역할을 하라고 말해 준다.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를 생각하게 하고, 지금의 순간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생명체는 모두 주어진 역할이 있어

그걸 완수하는 게 인생인거다(P.83)

날개가 전해 준 것, 오가와 이토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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