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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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코우시의 '수상한 이발소'는 5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공통점은 우연히 들른 이발소에서 목과 어깨 마사지를 받는 동안 잠이 든다. 깨어나면 이전과 달라진 자신을 발견한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어색한 모습 그 자체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눈썹이 가늘고 매끈하게 치켜 올라가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눈썹이 가늘어진 데다 옆머리는 호랑이나 얼룩말처럼 줄무늬가 생겨 있는, 야쿠자라는 오해를 살만한 외모로 변신해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터무니 없이 짧은 머리에 이마가 훤히 들어나 있는 인생에서 가장 짧은 머리도 부족해 금발인 나를 만나게 된다. 거의 삭발에 가깝지만 수많은 마름모꼴이 배열된 그물 모양이 있는 스타일로 거북이 등딱지나 멜론을 연상케 하는 헤어 스타일을 하고 당황해 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평범한 직장인 남자보다 짧은 머리와 앞머리가 잘려나가 이마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고교 야구선수처럼 빡빡머리가 된 백발의 노인이 거울 앞에 있다.

우연히 들어간 이발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여자 이발사가 있다. 남편과 이혼하면서 가게를 빼앗았다고 하는 의문의 이발사. 완성된 헤어 스타일을 보고 당황해하는 손님과는 다르게 잘 어울린다며 해맑게 웃는 이발사. 자신들은 말한 기억이 없는데 손님이 원해서 해줬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이발사. 여기서부터 반전이 일어난다. 적응이 안되는 머리지만 그 뒤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내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만큼 본인이 가장 당혹스러운 나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떤 힘이 작용한걸까. 이야기의 반전에 비해 이발사의 역할이나 언급은 극히 적다. 책 제목 그대로 이 부분도 수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요즘은 이발소를 보는 것도 어렵지만 여자 이발사가 있으면 더 주의해서 보게 될 것 같다. 만약에 헤어 스타일을 맡기게 되는 일이 있어도 결코 잠드는 걸 참을 것이다. '의자 세우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인생의 어떤 점이 변화될 지 궁금하긴 해도 적응 안될 헤어 스타일을 생각하면 두렵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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