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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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리 넬슨 스필먼은 어릴 때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 출신의 노인 디터 디토 크레츠슈마가 보낸 6장의 편지를 받는다. 자신의 회고록을 집필해 줄 것을 부탁받지만 허구를 쓰는 저자는 디토의 일생중 일부를 인용하여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을 집필한다.

이렇게 탄생된 이 책은 폰타나의 둘째 딸들인 포피, 에밀리아, 루스 세 여인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들은 평생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찾을 수 없다는 저주가 전해져 온다. 그 저주를 증명이라도 하듯 폰타나 가문의 둘째 딸들 중에 결혼한 이가 없다. 사랑을 시작하면 단명을 하거나 생명에 위협까지 받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제빵사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에밀리아에게 만나는 것이 금지된 유일한 친척인 이모 할머니인 포피 폰타나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가자고 말이다. 루스도 함께.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둘째 딸들에게 내린 저주를 끊어주겠다는 포피의 약속을 믿고 떠난 그들 앞에 포피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는 진짜 목적을 알게 되고, 감정이 상하게 된다. 저주를 끊는게 가능하다고 하는 포피와 불가능하다고 하는 에밀리아와 루스.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미운 정이 무섭다는 말이 맞는 걸까.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오해가 풀어지고, 폰타나 가문의 둘째로 살아가며 겪은 아픔과 상처를 함께 치유해가며 이탈리아 여행의 목적을 향에 함께 한다. 여든 살의 생일에 포피의 그 약속은 이루어질까? 저주 때문에 자신의 간절함을 무시한 채 할머니와 언니의 말대로 살아온 에밀리아 앞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누군가의 생각이 아닌 내가 무엇을 할지 중요한 삶을 살지 못한 이들에게 이탈리아 여행은 어떤 선물을 안겨줄까?

에밀리아와 포피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시선으로 각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화자는 두명인데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저자의 세밀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쉬운 인생은 없다. 저마다 아픔과 슬픔이 있지만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시간을 버티며 새로운 희망과 소망을 품게 된다. 처음에는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을 다가왔던 이들이 다른 사람으로 남게 되는 책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던 에밀리아 앞에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도록 삶을 통해 보여준 포피 할머니.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이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내 삶의 바른 나침반이 되어 주는 사람.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이 행복으로 가득하지 않을까. 이기적인 삶을 선택할 것인가, 사랑하고 배려하는 삶을 선택할 것인가는 오롯이 나의 선택이라는걸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다. 긴 페이지동안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포피가 1페니 동전을 하나씩 우리 핸드백에 넣는다.

"너희의 햇살을 퍼뜨리는 거 명심하렴.

구름 속에서 사는 누군가에게 너희의 빛이 미치는 중요성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거라."(P.458-459)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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