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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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봐도 산으로 둘러 싸인 농촌 마을 호타카에서 여관을 경영하는 류의 증조 할머니 기쿠 할머니에게 여름 방학이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다. 촌수로 치면 류의 오촌이며 친척 아주머니가 되는 릴리이다. 릴리는 스페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스페인에 첫째 부인이 있고, 릴리의 엄마는 세컨드다. 릴리는 어린 동생이 있어서 여름방학이면 기쿠 할머니가 운영하는 고이지 여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바다라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함께 키운건 큰 행운이었다. 고이지 여관에 갑자기 불이 나면서 바다를 잃은 사건은 모두에게 큰 아픔이 되었고,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바다와 진짜 이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끼고 사랑했다.

4대가 함께 살았던 호타카. 각자의 삶을 찾아 한 명씩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 류도 대학을 진학하면서 부모님의 집에서 독립한다. 누나는 유학을 떠났다. 여름방학이 되도 릴리도 이젠 호타카를 더이상 찾지 않는다. 기쿠 할머니마저 죽음을 맞이하면서 류와 릴리의 여름이 오롯이 있는 그 곳은 추억의 페이지로 남겨둬야 하는 시간을 맞이한다. 아픔과 슬픔, 이별, 미움, 사랑, 성장이 있었던 곳. 가족이라는 끈이 주는 책임과 의무, 위로와 평안. 애증의 시간을 안겨준 그곳은 함께 했던 모든 이들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평범한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써 내려간 '패밀리 트리'를 읽는 동안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패밀리 트리를 그리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부분에서 가족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한 사람이 한 생명을 잉태하고, 태어나게 할 수 없는 것은 누군가와 연결되어야만하는 고귀함을 말하며 가족의 의미와 생명의 신비함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저자는 거대한 나무처럼 한 가족의 생명이 이어지는 장대함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조금은 엉뚱한 인물의 관계가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가치관이 다른 인물들이 많아 조금은 힘들었던 책이다. 저자의 다른 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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