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물었다

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아나 아란치스 저자는 브라질 의사이고, 완화의료 이야기를 '죽음이 물었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완화의료란 삶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특히 통증을 완화시켜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돌봄의 의학이다. 요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호스피스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중에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인생이 있을까? 그들의 삶이 누군가의 기준에 맞지 않다고 해서 헛된 삶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어느 누구도, 자신마저도 자신의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다. 태어나는 날은 예정되어 있지만 죽음은 언제 맞닥뜨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질병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경우 의학적으로 더이상 아무것도 제공해줄 수 없을 때 완화치료 의사들은 병을 치료할 방법은 없을지라도 그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신체적 고통의 완화를 위해서는 그런 돌봄을 제공하는 법을 아는 의사들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신체적 고통의 완화를 위해 증상을 통제하는 다양한 전문 기술을 갖춘 의사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한다. 브라질은 완화치료에 대한 의식이 한국보다는 늦은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종교에 관한 부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고 있다. 그 부분은 저자와 나의 생각이 너무 달라서 그 부분을 읽는 동안 힘들었다. 모든 종교를 알고 있고, 그 종교가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모두다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의 표현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시선에서는 교만함으로 비춰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언젠가는 내 앞에도 죽음이 올텐데 그 시기를 예상할 수도 있고, 죽는다는걸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순간이 올 수도 있을텐데 그 순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었지만 방향성이 틀린것 같다.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겠지만 뭔가 정리되지 않고,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게 쉽지 않은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마무리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