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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데이토대학 미식축구부 출신들은 매년 11월 세 번째 금요일 신주쿠의 전골 요리점에서 모임을 가진다. 그 날도 어김없이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 스가이와 데쓰로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매니저 미쓰키를 마주친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말은 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 하고 싶다는 메모를 보고 데쓰로의 집으로 향한다. 데쓰로의 아내이자 미쓰키와 함께 매니저 역할을 했던 리사코가 늦은 귀가를 한 후 함께 시간을 가진다. 그때는 여자였던 미쓰키가 지금은 남자가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에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을 듣게 된다. 직장 내 여직원을 스토킹 하던 사람을 살해했다는 사실. 자수하려고 하지만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이들은 미쓰키에게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며 미쓰키의 옛 연인이었던 나카오를 불러 미쓰키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한다. 며칠 후 미쓰키가 사라지면서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미식축구부원 이었던 하야타는 지금 쇼와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 하야타가 살인사건을 파헤치지 시작하고 사건이 진행되면서 관계도가 복잡해지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살인사건을 파헤칠수록 더 큰 무언가로 인해 충격에 빠지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외사랑'은 2001년에 처음으로 출판되었다. 그 시대에 성정체성장애와 반음양에 관한 젠더 문제를 소설 주제로 삼고, 문제를 던졌다는게 놀랍다. 어릴 때부터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속에서 자라온 이들에게 이 문제의 접근은 쉽지 않다. 단순하게 성염색체가 XY이기 때문에 남성, XX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성별이 정해지도록 되어 있는 사회구조에 XY이든 XX이든 그냥 사람으로 바라볼 수는 없느냐고! 외치는 것과 같다. 호적상으로 여성이고 본인도 여성이라는 자각이 있는데 여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부조리한거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자신의 과거 뿐 아니라 가족, 친구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자신의 마음에 있는 성을 찾아가는 이들을 통해 성소수자의 뜻을 전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답게 읽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700페이지 가량의 장편소설이지만 속도감이 있어서 몰입도가 최강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듯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의 등장은 사건을 더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가끔 저자의 책 중에서 결말이 생뚱맞아 불안한 마음에 읽기도 했다. 미식축구에 대해서 잘 알았다면 등장인물과 성격을 파악하며 읽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개인적인 견해가 틀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자가 다르다. 그들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한 인격체로서 사회에서 어떻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줘야할지에 대한 큰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대상이 제 3자인지, 친구인지, 가족인지, 본인인지에 따라서도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성정체성에 대한 나의 생각 정리가 필요한 시간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