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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평점 :
이어령 저자를 생각하면 88올림픽때 굴렁쇠 굴리는 소년이 떠오른다. 드넓은 운동장에 어린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는 모습.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지켜보며 한 마음이 되었던 순간을 잊을수가 없다. 그 이후로 딸인 이민아씨를 통해서 예수님을 알게 되고, 늦은 나이에 믿음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이 지성으로만 알았던 삶을 영성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암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집필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통해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후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접할수 있었다. 2022년 2월 말에 별세 소식을 접했다.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는 14년 전 고 이어령 저자가 쓴 '날게 하소서'에 더해 서문을 쓰고 발표되지 못한 13가지 생각에 관한 이야기를 한권으로 묶어서 출간한 책이다. 이어령저자의 마지막 서원을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령저자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자신만의 독창성과 창의력,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무한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스쳐지나갈만한 것들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는 순간이 연속된다.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에 소개된 시와 짧은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날개에 비유한 시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지치고 상한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날아보자고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지금의 학교에서 하는 교육은 교육이 아닌 세뇌임을 꼬집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하는지 제시한다. 이어령저자가 교육부장관을 했다면 지금의 교육은 많이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나무를 어떤 방향으로 자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을 비유하여 설명해준다. 힘든 일이 있어서 며칠째 그 생각에 함몰되어 있었는데 시각을 달리해봐야겠다는 생각과 그 생각을 전환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힘든 일이 있을때 그 일로 인해 포기하거나 실패감에 좌절하지 않고,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이 시대의 지성인이자 참스승이신 분을 떠나보낸게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
기러기들처럼 날고 싶습니다.
온 국민이 그렇게 날았으면 싶습니다.
소리 내어 서로 격려하고
대열을 이끌어가는 저 신비하고 오묘한 기러기처럼
날고 싶습니다.
은빛 날개를 펴고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이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날개 하나씩을 달아주소서.
(P.205-206)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