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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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이라는 분은 나에게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통해서 아버지의 절절한 마음을 알게 해준 분이다. 우리 아버지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아버지도 그때 이런 마음으로 나에게 그랬던 거구나 아빠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한마디 한마디가 더 가슴에 박혔었다. 진정으로 아빠를 애도할 수 있게 해주신분.

그가 암판정을 받고 모든 의학치료를 거부한채 언제될지 모를 그 순간을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 딸과 손주를 먼저 보낸 아픔과 딸을 통해 만난 하나님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그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했다.

매주 화요일 김지수님은 이어령님의 집에 찾아갔다. 특별하게 정해진 주제가 있었던것도 아니다. 지성인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남아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야할 이들에게 들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두런 두런 한다. 작은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큰 이야기가 되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는 다음을 기약하기도 했다. 피해갈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 못지 않게 생각에 대한 부분들이 많다. 만장일치의 획일화된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런 삶을 살아온 자신은 외로웠지만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육체가 사라져도 말과 생각이 남아 있다면 그만큼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곁에 없음으로 인해 슬퍼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그렇게 오래 함께 하는 것도 감사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났을때 나의 자녀들은 나의 입에서 나온 수많은 말들 중 어떤 말을 기억해줄까? 나를 아는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니 생각과 말이 더 조심스러워지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하게 여겨진다. 수많은 말들 중에 잊히지 않는 말은 모든 것이 선물이라는 고백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 왔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이어령님도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고 감사함을 표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삶과 죽음을 말하지만 부활에 대한 부분에서 nothing이라고 고백하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다. 천국에서 아빠의 이런 고백을 듣고 있을 이민아목사의 마음이 느껴지는것 같기도 하고, 아파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인들만큼 억울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부활은 예수님께서 주신 너무나 큰 선물이다. 이 선물 또한 믿고 받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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