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모르는 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인용되고, 읊어진다. 나도 풀꽃을 통해 나태주시인을 처음 만났다. 그때 세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남편은 일이 바빠서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고, 친구들과 주변의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의 영역을 견고히 세워가는것 같은데 나만 뒷걸음질치고 있는것 같은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그 때 이 시가 날 위로해줬다. 짧은 3문장이 나를 일으켜 세워줬고, 힘겹게만 느껴졌던 아이들을 보는 시선도 바뀌고, 환경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새로워졌었다. 그 이후로 '나태주'라는 이름을 볼때면 한번 더 눈여겨 보게 되었다.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는 나태주시인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 사막 여행, 중국 실크로드를 7박 8일동안 여행하면서 느꼈던 벅차올랐던 감흥, 먹먹했던 감정 등을 가지고 써내려간 시를 모은 것이다. 그 외 다른 지역의 사막여행을 했던 생각도 함께 있다.
사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삭막함과 목마름, 뜨거운 태양과 선인장, 낙타 정도였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사막이라는 주제 하나로 이렇게도 많은 감정을 담아낼 수 있구나라는 감탄이 나왔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만났을 여러 모양의 삶을 사막과 비교하며 그 깊이와 때로는 허무함, 또 한편으로는 희망도 만났다.
사막을 좋아해서 떠났던 여행이었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사막이라고 결론내는 부분에선 나의 선 자리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삭막한 사막이 될수도 있고, 온기가 가득하고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부는 푸릇푸릇한 곳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옆에 있는 이에게 사막의 모래바람을 막아주고,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는 키 큰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프고 지친 마음 껴안아주는 깊고 깊은 그늘이 되어주고 싶다. 누군가에게 '네가 없으면 인생도 사막이다'라는 말을 들을수 있다면 이 세상 마지막 호흡이 멈추는 날 행복하게 눈감을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