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현북스 소설 2
위기철 지음 / 현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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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를 떠올리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날카로은 가시를 세우고 다가갈수 없는 모습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위기철저자의 '고슴도치'의 표지를 보면 머리카락은 고슴도치처럼 가시로 되어 있지만 얼굴은 누구보다 순한 모습에 두손에는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 책에 나타난 고슴도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진다.

권헌제는 이혼 후 딸 유진이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화가라는 직업를 가지고 있고, 지금은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이유로 자신의 작은 화실에서 그림책 삽화를 그리고 있다. 그려야할 그림의 마감 기한을 넘겨 출판사 사장의 온갖 협박을 받는 상황임에도 누군가가 화실에 찾아와 그 시간을 빼앗아도 그만 나가달라는 이야기를 못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잡고 싶지만 혹 달린 이혼남이라는 조건이 마음을 막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친구들과 놀때 깍뚜기만 하는 존재였고, 무리에 들어가는걸 싫어했다. 상대방이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서지 못하도록 가시를 세우고 있는 고슴도치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앞에 명신이라는 수영장 코치를 만나기 전까지. 헌제 앞에 나타난 명신이는 헌제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자신없고,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명신이 앞에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안됐던 일들이 그럴수도 있는 일이 되었다.

누군가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야할때 몇번이고 머리에서 되뇌이며 연습했던 말들이 막상 그 사람 앞에 서면 어느새 사라지고 백지처럼 하얗에 되어 횡설수설 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금새 친해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하기도 했다. 상대방이 인사를 하며 친근하게 다가와도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기전에는 내 마음속에 있는 말을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전화보다 문자나 카톡이 편하다. 헌제를 보면서 내 이야기를 하는줄 알았다. 나도 고슴도치였고, 지금도 그렇다. 헌제에게 명신이 있었다면 나에겐 남편이 명신이와 같은 존재였다. 사납게 뻗어있던 가시들이 점점 작아지고 부드러워지고 있다. 나 자신을 바꾸기보다 시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니 삶이 편안해졌다. 읽을때는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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