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의 저자 루크 아담 호커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 펜 일러스트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검은 잉크와 다양한 두께의 펜으로만 작업을 한다. 표지에서도 알수 있지만 명암과 입체, 모든 것들을 오로지 검은색 펜으로 표현한다. 단순할것 같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다. 펜의 한 획, 한 획이 섬세하고도 정교하다.
하루라는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봤을 때 특별히 기억나는게 없는 날들이 많다. 무언가 바쁜 일상을 보낸것 같은데 항상 하던 일들이라 기억조차 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할때면 씁쓸 할때도 있다. '함께'의 주인공과 주변의 사람들도 이런 일상을 살았다. 타인의 삶에는 무관심하고, 오로지 자신의 삶에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폭풍이 그들의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폭풍의 두려움이 거리의 풍경과 공기부터 바꿨다. 바쁘게만 돌아가던 모든 것들이 멈췄다. 생명의 움직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낯선 도로를 마주하게 한다. 익숙함이 떠난 자리에 낯섦이 찾아왔다. 낯섦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익숙해졌다. 집안에서 각자의 삶을 또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멈추었던 것들이 지나간 자리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나와 새로운 당신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의 폭풍이 지금의 코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했던 일상이 멈췄다. 집이 학교가, 직장이, 어린이집이, 놀이터가 되었다. 서로간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졌다. 사람간의 거리와 모임의 인원을 정부가 규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 불편하고 낯섬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함께 모여있으면 불안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눈총을 받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함께 이 상황을 잘 이겨내서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것처럼 코로나가 지나간 자리에 함께할수 있음에 대한 감사로 가득차길 바래본다. 이전보다 더 달라진 그 날을 두손 모아 간절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