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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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읽을수 있을까? 선택을 망설였던 책이다. 5년 전에 감기가 오래가서 CT를 찍기위해 입원하셨던 아빠가 입원 이틀만에 폐섬유종으로 갑자가 돌아가셔서 멀리 있었던 난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황망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온몸으로 느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아빠를 떠내보내지 못하는 나를 본다. 아빠가 너무 그립고, 사무치도록 보고싶을것 같고, 못했던게 또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것 같아서 큰 용기가 필요했던 책이다.

이책의 화자인 헌이는 작가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버지의 넷째 딸이자 장녀이다. 5년 전에 사고로 딸을 먼저 보내고 부모님이 계신 J시에 내려가지 않았다. 가족들도 그녀의 아픔을 알기에 딸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위암으로 엄마가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면서 J시에 혼자 계시게 된 아버지가 걱정되어 그곳으로 향한다.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많이 따랐던 헌이는 엄마가 없는 그곳에서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릴때 부모님을 이틀 간격으로 보내고,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며 살아오신 아버지에게 어떤 말못할 아픔이 있는지 수면장애로 오랜 시간 힘들어 하고 계셨음을 알았다. 아버지에 주제로한 글을 쓰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과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새로운 아버지의 모습, 아픔 들을 마주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헌신하셨지만 늘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 장남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하니 내가 가장으로서 해야할 일을 너에게 맡겨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며 난 부족했지만 넌 언제는 근사했다고 말씀해주시는 아버지. 형이 짊어지고 있는, 아버지가 안고 있는 삶의 무게를 알고 있기에 스스로 도움이 되는 삶을 선택한 둘째에게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고 말씀해주시면서 그동안 남몰래 했던 둘째의 마음을 헤아려주시는 아버지. 엄마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은데 아버지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하지만 회사 출근을 하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하는 셋째. 언니대신 부모님의 필요를 채워주는 약사 딸 다섯째. 함께 있는 것만으로 부모님에게 힘이 나게 만드는 막내 아들.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한 아내. 이들에게 아버지는 말씀하신다. 힘든 세월을 너희들 때문에 살아냈다고, 견뎌냈다고.

어릴때 나에게 비친 아빠의 모습은 말만하면 이루어지게 하는 마술사였다. 무서울때도 있었지만 나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내편이었다. 언제까지나 보호자일것만 같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 자식이 그 부모의 보호자가 되는 것을 본다. 바다보다 넓어보였던 어깨가 안으로 굽어지는 것을 보는게 마음이 아팠던 순간이 떠오른다. 헌이를 보면서 아버지와 단둘이 함께할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서로를 걱정하느라 걱정할 일이 생기면 말하지 말라고 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우리 아빠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혼자서 감내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딸만 다섯을 두시고, 아빠의 짐을 나누어 질 아들이 없어서 많이 외롭고, 힘드셨을까? 남편이 며칠동안 집을 비워야할때 무서워 잠을 제대로 못잘때가 있다. 남편의 존재만으로 두려움은 사라지고 든든한 것처럼 그 수많은 날들동안 아빠의 존재만으로 든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5년전으로 돌아가서 못난 딸 예뼈해줘서 감사했다고, 아빠의 딸이어서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한동안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리움에 먹먹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이땅의 모든 아버지께 존경한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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