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를 간다고 하면 마냥 좋고, 신나 해야할 아이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바로 해결된다. 준비된 짐을 보면 일주일 정도 휴가를 가도 좋을만큼 쌓여있다. 22개의 짐에 이름과 주소 라벨을 달았다. 아마 분실될것 알았나보다. 데비는 자신의 곰인형도 꼭 가지고 가야한다고 하고, 사이먼은 언제 출산할지 모르는 하니를 두고갈 수 없어서 데리고 가야하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들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들을 들고, 메고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출발한다. 세균에 예민한 비 이모는 사람들이 있는 바닷가에는 있을수 없다며 출입제한 지역인 바위섬으로 들어가 짐을 풀고,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비 이모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바위섬이 새로운 장소로 바뀐다. 풀밭, 호수 한가운데의 작은 섬, 빙하 위, 동물원 원숭이 우리안, 집 근처 교차로까지 장소가 계속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집에 와서 보니 곰돌이와 하니, 비 이모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세계 각처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어디에서, 왜 전화가 오는 걸까? 곰돌이 인형과 하니, 비 이모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비 이모는 자신이 원하는 걸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반대로 이야기한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인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고,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는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비 이모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건지 알면서도 모른체 하는건지 비 이모가 말한 대로 행동한다. 비 이모와 같은 사람과 잠시만 있어도 정신이 없을것 같다. 일주일을 함께 보낸 동생네 부부가 바닷가를 간다고 했을때 얼굴이 밝아지고, 부탁하는걸 모두 들어주면서 보내는걸 보면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소리지르고, 다른 사람들이 하지말라고 하는 말을 무시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비 이모에게는 멋진 하루가 되었을지 몰라도 아이들에겐 어떤 하루였을까? 아이와 어른이 바뀐듯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언잖아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많이 늙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애나 윈 존스작가는 주변에 이런 사람을 만나서 책으로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힘듦을 극복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것 같다. 마법 동화라고 해서 기분좋은 상상의 나래가 펼쳐질거라 예상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왜 이리 피로감이 느껴지는걸까? 초등 저학년 친구들은 좋아할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