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는 인간 -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EBS CLASS ⓔ
권수영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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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영저자는 '어쩌다 어른'에서 착한 아이 컴플렉스 강의로 처음 만났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내안에 있는 어린 나의 모습을 만날수 있었다.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했던 모습들, 언니와 동생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 받기 위해 가면을 쓰며 살아왔던 모습들, 지금도 완전히 나답게 살지 못하는 모습들을 만나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남편의 일때문에 아는 사람 한명도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다니게 되면서 점점 이야기할 상대를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때 나의 이야기를 할 상대가 없어서 우울했던 적이 많았다. 특히 남편때문에 힘들때면 이야기할 곳이 전혀 없어서 더 작아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처럼 힘들고, 말할 상대가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상담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치유를 받고 변화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누군가에게 치유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수영저자는 '치유하는 인간'을 통해서 Holding, Empathy, Ecope, Acceptance, Lamentation, Intimacy, Network, Growth의 주제를 다룬다. 이 영어단어의 첫글자를 모으면 Healing이 된다. 상담사의 역할을 산파에 비유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아기를 출산할때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산파처럼 내담자가 힘들게 삶의 위기를 헤쳐 나가려 몸부림칠 때 곁에서 끝까지 손잡아주면서 힘을 불어넣어주는 상담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혼동되었던 동감과 공감의 비유를 설명한 부분에서 이 둘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아이에게 공감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공감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정서 조절이 가능하도록 돕지 못하고 동정을 더 많이 했던것 같다.

대체 나도 날 잘 모르는데,

어떻게 부모님이나 직장 상사는 내 마음을 그리도 잘 안다는 것일까?(P.95)

나는 도대체 어떤 자신감으로 아이들을 다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모든 문제의 해결을 해주려고 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경험이라고 하는게 사람의 생각을 가두는 경우가 많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경험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경험안에서 훈계하는 분들을 볼때면 사람마다 만나는 상황이 틀리고, 성향도 틀린데 어쩜 저렇게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일때가 많다는걸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이나 선입견에 맞추어 판단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이런 선입견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으려면 과거 경험을 잠시 괄호 안에 묶어두는 판단 중지를 하라고 말한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대하고, 상대방을 대해야 공감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담 관련책들을 많이 접해봤지만 이 책은 참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 필요한 사례들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한큼 적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례들을 보면서 울컥할때도 있었고, 책을 읽은 것만으로 치유받은 이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행복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과제가 너무 많다. 얼마전에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무죄로 선고되는걸 보면서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가해자가 없을수 있지? 조금의 피해가 아닌 누군가는 부모를, 아내를, 남편을, 자식을 잃었고 살아있지만 평생 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이다. 그동안 힘들었던 이들을 위해서 상담해주며 그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했던 이들과 피해자들을 어떻게 치유해줄 수 있을까? 코비드19로 힘든 이들이 너무 많은 지금 이시기에 상담자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해진것 같다. 이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치유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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