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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녀올게요
윤정훈 지음 / 백조 / 2020년 6월
평점 :
윤정훈님의 "학교 다녀올게요"는 학생부를 맡고 있는 선생님께서 오랜 학교 생활동안 학생부에서 만났던 아이들과 학부모님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쉬쉬하던 문제들이 이제는 SNS나 매스컴을 통해서 드러나면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나는 것은 극히 일부일거라는 생각은 했다. 학교의 이미지나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 되도록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는걸 권유할 것이라 짐작했다. 가끔 아이가 반에 전학온 친구가 있다고 말하면 덜컥 걱정부터 되는 이유도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주어지는 전학조치제도 때문이기도 하다. 설마 설마 하는 걱정이 들어서다. 이런 실제적인 문제들과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해주면서 지금의 학교가 친구들과 낭만을 즐기며, 학업을 위해서 힘쓰고 애쓰는 아름다운 곳만은 아님을, 작은 전쟁터이지만 어느 전쟁터 못지않음을 말해준다.
요즘 교사들은 코로나19로 예전보다 행정적인 일이 늘어났을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교육정책으로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고, 교과운영계획도 계속 바꿔야 한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지, 학교가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이리뛰고 저리뛰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수업준비를 할 시간은 있는건지, 퇴근이 아니라 제 2의 출근으로 집에서 수업준비를 하시는건 아닐까? 교사들이 힘들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윤정훈님은 학부모가 보는 아이와 교사가 만나는 아이가 다르듯 세상이 생각하는 학교와 교사가 생각하는 학교는 다르며 멀리서 평화로워 보이는 학교는 교사에게 전쟁터 같은 곳이고,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진다고 말하며 학교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쓰고 있다. 관계자들이 알아주기를, 이런 학생들이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함께 고민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허구적으로 재구성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많이 순화해서 쓴 이야기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만 만나도 아이들이 무섭고, 과연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주위 엄마들을 보면 독박육아해서 너무 힘들다는 말을 쉽게 한다. 그말을 들을때마다 자기 자식을 자기가 키우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자기 자기을 키우면서 독박육아라며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말하는 이들이 이해가 되지않는 구세대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 아이들을 하나도 아닌 20명이 넘게 부모보다 더 오랜시간을 함께 하는 교사들의 고충이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몰라서 죄송하고, 알려고 하지 않아서 죄송하고, 알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학교는 사회를 집약해놓은 곳인데 너무 아름답게만 바라보고 있었나보다. 모든 아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같지는 않겠지만 한 반에 한 명만 있어도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들것 같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되던 시대가 있기는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 선생님을 스승으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아이들이 바라보는건 어려운 시대가 온걸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땅이 꺼질만큼 한숨을 쉬며 읽었다. 마음 아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