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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평점 :
어떤 일이 닥쳤을때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외로움이나 아픔, 슬픔들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내 안에 있는 어린 자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 안에 있는 어린 자아는 어떤 일들을 기억하고, 품고 있기에 이런 반응을 나타내는 걸까? 내 안에 있는 그 아이를 위로하고 이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궁금해 했던적이 있다.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는 제목을 보고, 나의 의문점이 해결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미 샤르프는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또 그 오래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우리가 거의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은 생각보다 더 깊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이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영향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닐텐데 말이다. 기억에 없지만 우리 몸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몸이 기억하는 트라우마의 증상이 나타날때마다 우린 힘들어 하고, 아파한다.
기억을 하고 있든 기억을 못하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든 트라우마는 한순간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발걸음들이 꾸준하게 이어질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우리가 행복해지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세가지를 제시하는데 자기 조절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유대 관계가 이루어져야 하며, 신체를 지각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용서하는 것이 나의 맘이 편하고, 정리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원하지 않은 용서를 강요받게 되어 하게 되면 분노 표출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 되어 내면에 상처가 내재되어 있다가 다른 곳으로 분노를 유발하게 되어 더 안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용서해야만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은 잘못도 모르고 잘살고 있는데 나만 속앓이를 하고 있으니 억지로라도 용서를 하고, 그 감정을 어떻게든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내 몸이 아프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만났을때 자신의 문제를 얼마나 잘 의식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에 따라서 문제해결이 빨리 된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조절하는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대감을 유지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자기 조절을 못하고, 유대감을 유지하지 못하는 행동 패턴이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문제를 인식하거나 그 문제에 대해서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자기 조절과 유대감 유지를 위해서 더 노력해 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중 100% 동의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많은 내담자가 치유 과정에서 또다시 혼자 버려졌다고 느끼면서 유년기의 경험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관계 지향적이고 신체 지향적인 심리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내담자와 상담자와의 스킨쉽이 어디까지 허용이 될 수 있는지는 아직도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