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번쩍 눈 오는 밤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3
윤혜숙 지음, 최현묵 그림 / 서유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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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흐릿한 날씨만 되면 우리 아이들은 눈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나도 눈이 오는게 설레고 신났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불편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군인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아름다운 쓰레기라고 한다고 하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가는걸 보니 낭만이 많이 사라져버린 나의 모습에 조금 실망이 되기도 한다.

어릴때 방학때면 시골에 있는 큰아빠댁이나 외할머니댁에 갔었다. 큰엄마는 겨울밤 간식으로 가래떡을 숯불에 구워서 조청이랑 같이 먹으라고 주시기도 하셨고, 군밤과 군고구마를 해주시기도 하셨다. 시골에는 불빛이 없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머리 위로 별들이 쏟아질 것 같았던 그 아름다운 모습은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큰엄마가 해주시던 옛날 얘기도, 장독 안에 넣어두셨던 홍시를 발라주시며 엄마의 어릴적 이야기를 해주시던 외할머니도 많이 그립다. 화장실만 아니면 시골은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하다^^

'번쩍번쩍 눈 오는 밤'은 제목부터 재밌다. 눈 오는 밤이 왜 번쩍번쩍하지? 조금만 읽어도 왜 제목을 이렇게 정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이랑 딱 맞는 제목이다. 이 책은 옛날의 일들이 새록 새록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모습부터 시골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도깨비, 시골에서 즐길수 있는 겨울 놀이와 먹거리도 등장한다.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생각해봐야 하는 월남전 이야기와 친구 관계에서 지혜롭게 행하는 방법들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후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과 아이들을 위해서 좋은 독후활동도 실려있고, 더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들은 한번 더 정리되어 있다.

곧 있으면 겨울방학이 시작되는데 아이들이 방학이 되어도 갈 수 있는 시골 친척집이 없다는게 아쉽다. 아이들이 누릴수 있는 추억들을 뺏앗은 것 같은 미안함이랄까. 이 책을 대신해서 시골집의 따뜻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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