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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평점 :
아빠가 갑자가 세상을 떠나시면서 아버지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게 쉽지 않았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버지, 아빠란 단어를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 온다. 용기를 내어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의 고전으로 유명한 '아버지와 아들'을 읽었다.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인 아버지와 아르카디 아들과 바실리 아버지와 바자로프 아버지가 등장한다. 두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들은 아버지의 뜻에 따르지 않고 각자의 신념에 따라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부모님들이 아들들의 눈치를 보는듯한 느낌이 강하다. 부모님들이 아들들을 짝사랑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식탁에 앉아서 이야기하지만 뭔가가 대화가 막혀있는듯한 느낌, 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아버지가 아들 뒤에서 등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아버지는 언제나 주는 존재이고, 아들은 언제나 받는 존재로 표현된다.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야 그 아버지의 마음을 알수 있을 듯하다.
부모님 말씀 안듣고 마음 아프게 했을때 부모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있다. "너도 결혼해서 아이 낳아보면 내 마음 알거다"라는 말씀이 자주 생각난다. 아이들이 나의 마음을 몰라주고, 속상하게 할때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많이 아프고 슬프고 후회가 된다. 그때로 돌아가서 그 마음을 알아줄 수 없으니 더 마음이 아프다. 병상에 계셔도 좋으니 살아만 계셔주셔도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아드리고, 얘기를 들어드리고 싶다. 그때는 왜 그렇게 잔소리처럼 들려서 얘기를 들어드리지 못했을까? '아버지와 아들'을 읽으면서 후회 되는 일들이 너무 많이 생각나서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