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어린, 어린왕자 - 어느새 어른이 되고 만 우리에게, 별에서 온 편지
어린왕자 지음, 오차(이영아) 그림 / 프롬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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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빨간 머리 앤과 어린왕자이다. 그래서 책을 보자마자 바로 선택했다. "지금도 어린, 어린왕자"는 아직도 어린 어린왕자가 어른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써내려간다. 한장 한장 읽어가는데 아까울 정도다. 1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다 동시처럼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내용은 절대 짧지않다. 한 문장마다 탄식, 반성, 웃음, 행복, 그리움, 외로움, 희망 등을 담아낸다. 책을 읽을때마다 다시 읽고 싶은 구절은 띠지로 표지해두는데 처음에 띠지를 붙이다가 모두 떼어버렸다. 모든 내용이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이고,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이다.

어른이 되어 분명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불안해하거나 우울해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나에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걸 기억하라고 말해준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는 고약한 습관을 갖지말라고 말해준다. 죽을 때까지 위로 더 커지려고만 하다가 주변의 더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는 어른이 되지말라고 충고한다. 열심히 해야 돈을 번다, 공부해야 돈을 번다, 이렇게 해야 돈을 번다, 저렇게 해야 돈을 번다 처럼 모든 말이 돈으로 끝나는 인생이 되지말라고 말해준다. 말로, 힘으로, 눈빛으로, 편견으로 마음을 다치게 하는 위험한 어른이 되지 말것을 당부한다. 사랑은 조건 없이 다 해주는 마음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만약 ~을 하면'이라고 조건을 다는 한심한 어른이 되지 말기를 바란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그저 바로 앞에 닥친 문제만 해결하다가 힘겹게 잠이 들어 버리는 어리석은 어른은 되지 말라고 한다.

나름대로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숨겨놓은 부분이 들킨 것처럼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진정한 나를 돌아보고, 나를 위로하고 마음을 토닥토닥 격려하는 시간이 되었다. 역시 어린 왕자는 인생의 책인것 같다.

                                           그 사람이 오늘 어떤 기분인지,

                                    그 사람은 오늘 무엇 때문에 가장 행복한지,

                             그 사람은 오늘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그 사람에게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어른들은 궁금해하지 않아(p.141)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어른들에게 불만이었던 부분들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볼때가 있다. 이 책을 덮는 이 순간이 그렇다. 잊고 있었던 내 안의 나, 나의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추억, 소중한 기억들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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