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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클레어 지퍼트.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빨간머리 앤을 티비에서 방영해주지는 않지만 내가 '국민학생'일 때는 재방, 삼방을 거듭해서 어쩔 수 없이 여러번 보게 되어서(그 애니메이션...79년작이더군요-,-;) 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20대가 되고 보니 문득 원작을 접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것들을 저울질 해본 결과 editor's choice라는 초록 글씨를 달고 예쁜 표지가 눈에 띄이는 시공 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좀 큰 책인데다 엄청 두꺼운 하드 커버라 책이 고급스러 보여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일단 마음에 들었고, 안쪽에 있는 실제 몽고메리의 집 사진이나 초록 지붕집의 사진, 그리고 에이번리 마을의 지도 등은 보기에도 예쁘고 정성들여 책을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2권인 에이번리의 앤과 삽화 작가가 달라서 그림이 다른 점이 약간 이상했지만 보는 즐거움은 충분했다. 유쾌한 소설이긴 했지만 1권 끝부분에선 눈물이 주르르르륵 흘러내렸다. 항상 익숙하던 것, 항상 곁에 있을 거라 믿었던 것, 자연스럽게 나의 한 부분이었던 것의 상실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알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활자로 접한 앤을 상상하는 건 참 재미있었다. 만약 앤이 정말 있다면 요즘 세상에선 '오바'한다는 얘기를 들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쾌활하고 구김성 없는 모습은 읽는 이조차도 밝게 만들었고,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루어가는 모습을 보면 어린이들에게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나같은 어른이 보면 한 편의 동화를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