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따분해, 따분해?"
사실 이 말은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의 남자 주인공 레옹이 입에 달고 살던 말이다. 관청의 말단 서기였던 레옹의 삶은 지루하고 권태로웠다. 그의 불륜 파트너였던 엠마 보바리는 그보다 한 수 위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만성적 권태의 대가"였다. 권태라는 책에서 피터 투이(Peter Toohey, 1954~ )는권태라는 감정이 "근대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삶은 견딜 수 없이 진부한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파리코뮌이 종결되면서 프랑스는 더 이상 정치적인 격동 없이 경제발전을 거듭하는 중이었다. 라파엘전파가 통렬하게 비판했던 황금만능주의와 편협한 속물주의가 삶 전반을 지배했다. 모든 것이 그럭저럭 굴러갔다. 아무도 대단한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이 시대에는 어떤 새로운 모험도, 진지한 의미도 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권태라는감정을 불러일으켰다.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