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전산 이야기를 읽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10배 성장을 했다는 첫 타이틀 문구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 한데, 정작 일본전산이라는 회사는 들어본적도 없다. 한글 제목만 보고는 "일본의 IT회사의 성공담인가" 란 생각으로 책을 꺼내 들었으나, 실체는 소형 모터를 전문으로 하는 제조회사고 한자도 마지막 한 자가 틀리다.

  일본전산은 사장부터 직원까지 열정으로 가득차서 무엇이든 해보자고 덤벼드는 회사이다. 도전정신과 포기하지 않고 덤벼드는 끈질긴 모습은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에서 보던 것과 닮았다. 직장생활을 하면 할 수록 무엇이든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 좋아하고, 머리로 계산하고 이래 저래서 안될 것 같다 혹은 일정이 빠듯해서 도저히 못맞춘다고 말하는 것이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뭐랄까.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몸 편해지는데 더 익숙해져 가고 있다고 할까. 이건 전적으로 회사의 분위기가 중요한데, 내가 열정적으로 뛰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민폐가 된다고 느껴지면 더이상 어떤 열정을 내보기이는 어려워 진다. 일본전산은 그런 점이 전혀 없어서, 사장부터 신입까지 모두 뛸 준비가 되어 있는 회사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책 안의 인터뷰처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120%, 200%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회사이다.

 여기까지가 긍정적인 얘기고,  이하는 읽다가 화가 치밀었던 내용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사람을 혹사 시키는 것을 아주 당연하듯이 말한다. 창업자부터 하루 16시간씩, 다른 회사의 두 배 씩 일해서 선발 회사들을 따라잡았고, 후발회사가 130여개의 회사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렇게 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교육일정은 일요일에 잡는 것이 당연하고, 입사 면접 때 가정과 회사 중에서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가정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고 하는데,


  다  개소리다.


  이 책의 저자도 마치 이 회사의 방침 - 열정에 가득찬 C급 직원들이 엄청난 노력과 특근으로 A급 직원들이 있는 회사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 - 이 불황을 이기는 특효약이나 된 것 처럼 말하는데, 이건 그냥 노동법 위반일 뿐이다. 결과가 좋다고 다 좋은 건 아니고, 배가 부르다고 다 행복한건 아니다. 그건 MB적인 사고방식을 뿐이다.

  정말 일본전산의 직원들이 다 행복할까? 하루 16시간 일하고 많은 월급을 받으면 그걸로 다일까? 애 100일 잔치하고 다음날 출장나가서 석달 뒤에 들어오는 아버지의 마음은? 신혼여행 다녀와서 6개월 출장 다녀와서 아내를 다시 보니 딴여자를 보는 것 같았다는 새신랑은 어떻게 할건데? 20대 후반 젊은이들이 신경썽 위염을 달고 살고, 디스크 검진을 위한 MRI 촬영이 부서 유행이 됬는데, 일하는게 행복할까? 아침 조회 시간에 계속된 철야로 쇠약해진 여사원이 배를 부여잡고 쓰러지는데, 이게 정상일까? 출장과 야근으로 매일 늦는 남편을 둔 아내에게 옆집아주머니가 "이집 아빠 배타요?" 라고 묻는데, 이게 정상일까? 입사이후 첫 야근후 생긴 왼쪽 어깨의 담(어께 결림) 이 고질병이 되었고, 운동 부족으로 1년에 5KG 씩 불어나는 내 체중은 정상일까?

  일본전산은 성공 사례임은 분명하지만, 결코 모범사례는 아니다.  이런 회사를 대단한 회사라고 광고하는 출판사도, 이따위 책을 자랑스럽게 쓴 저자도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화가 난다.

  세계에서 일본인을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들이 한국인이라고 한다는데, 아마 조금만 눈 크게 뜨고 찾아보시면 일본전산 보다 더 한 회사도 한국에서 많이 찾아보실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일본까지 가서 찾지 마시고, 한국에서도 찾아보시길. 그럼 이런 책 쓴걸 안타깝게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겨우 이정도 일하는 회사를 사례라고 들었을까. 하루 20시간 일하는 회사도 있는데.. 하고 말이다.

  진짜 모범은 Fog Creek 같은 회사지, 이런 회사가 아니다. 일도 안해본 사람이 쓴 책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말도 이 책에 나온 것 같이 일을 하면, 피곤에 의해 실수만 늘어나고, 그 실수를 뒤치닥거리 하는 시간이 또 야근으로 돌아올 뿐이다. 결국 비효율의 극치일 뿐이. 아 정말 글 쓰면서도 화가 다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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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6-1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회사 회장님 책상에 이 책이 놓여져 있던데, 이 책을 읽고 근로자들을 더 힘들게 하시는게 더 옳다고 믿게 되실까봐 겁이나네요.

지그프리드 2009-06-20 22:48   좋아요 0 | URL
만약 회장님이 책을 정확하게 읽으셨다면 골프부터 끊으실 겁니다. 이 책은 우선 사장이 모범을 보이라는 내용이 많이 나오지요. 사장이 먼저 자신을 혹사 시키고, 그 다음에는 직원들을 자신과 같이 혹사시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좀 비약이 심했네요.. ^-^)

대장 2009-07-0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흠 ~~ 이책을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아 저희 직원들에게 다 사주고 있는 30살짜리 열정을 불태우는 청년 입니다. 제가 생각 할때 지그 프리드 님이 너무 비약 하시는거 같네요
저역시 3류 인생을 살다가 인생을 역전 한 사람 중에 한사람 입니다.
사람은 결정을 할수 있씁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는거구요
지그 프리드 님은 성공 대신 가족을 택한다면 그렇게 열심히 안살면 되시는 겁니다.
괜히 맘 굳게 먹은 사람들 까지 다시 타오르는 열정을 식히시지 마시고요
전 하루 평균 16시간 일을 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행복하지요. 자꾸 자꾸
가슴속에 뜨겁게 타오르는 무언가가 있고 저만의 목표가 있기에요 일하는 시간이 몇시간인지가 중요한것이 아닙니다. 얼마만큼 얼마나 뜨겁게 자기기 하는 즐길수 있어야 하는것이 중요하지요. 제가 볼땐 지그프리드님은 아직 뜨겁게 타오르실 준비가 부족하신거 같네요 초면에 제가 지그프리드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건방 질지는 몰르지만 일본 전산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무리 귀한 보석이라도 그것이 보석인지 볼줄 모르는 사람은 기냥 돌덩이일 뿐인것이죠. 노동법 위반, 배가 부르다고 행복한건 아니라구요
과연 그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할까요.
전 절대 NO!!!!!!!!!!이라고 생각 합니다. 물론 힘들기도 하겠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과 뜨거운 열정이 없으면 절대 할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한가지더 그렇게 심하게
부려 먹으려고만 하는 기업이라면 책도 안나왔쓸뿐더러 직원들 다 그만 두었쓸겁니다!!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 기운 빠지게 하지 마시고 설령 그렇게 생각 하시더라고 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 하셨쓰면 좋겠습니다.
나 먼저 불이 붙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불을 붗일수 있다고 생각 하고 그렇게 하고 있씁니다. 저희 매장에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뜨겁게 주변사람들을 역시 불태우고 있고요
언젠가 지그 프리드 님이 뜨겁게 불타오르는 그날을 위해 기도하겠씁니다^^
시비성 글은 아닙니다. 이해하세요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잘 될수 있는 그날이 올때를 기다리면 기도하는 악세사리대장 올림

지그프리드 2009-07-11 10:08   좋아요 0 | URL
시비성 글이 아니란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이 책은 아시는 것 처럼, 일본전산 사장님이 직접 쓰신 글이 아니라, 일본전산이란 회사를 관찰한 저자가 이 회사를 모범사례로 소개한 책입니다. 과연 이 회사가 책으로 씌여져서 "모범"이 될만한 회사인지는 고민해 볼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티맥스 라는 회사 사장님 말씀이 화제입니다. "이 제품 (티맥스 윈도우)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혼한 직원이 몇명인지 모른다. 병원할 시간조차 없이 일하다가 쓰러진 직원도 있다." 이게 개발자들의 열정의 결과물인지, 가정파탄의 원흉인지는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toolbox81 2009-08-1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전에부터 저희회사 사장님께서 이 책을 여섯권을 사 들고 회의에 들어오셔서, 한달동안 해서 직원들 모두 돌려 읽고 돌아가며 각자 느낀바를 회의시간에 얘기하라고 하셨는데, 내일 모레가 마지막 제가 발표할 차례가 되었는데... 저 사실 아직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사람들 얘기하는 걸 듣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사장님 눈치를 봐가면 얘기하느라 다들 싫은 얘긴 안 하고 다들, 그 동안 자기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스스로 타올라 열정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이런 얘기들만 하던데요. 저도 그래야 할까요. 원래가 좀 비뚤어진 사람이라, 장단에 박수쳐주는거 같은 거 하고 싶지도 않고. 다 읽어봐야 할 필요성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는게 낫겠다 싶습니다.
책이 나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고 전 그저 사장님이 이 책을 사원들 모두에게 읽으라고 하는 의도가 기분이 나쁜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를 해야 할까요.

지그프리드 2009-08-16 20:27   좋아요 0 | URL
글쎄요. 저처럼 "다 개소리다" 내지는 "성공사례지만 모범사례는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면 사장님이 심히 불쾌하시겠지요.

저라면, 슬쩍 비켜가겠습니다. 일본전산 직원 인터뷰 중, "자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커 나갈 수 있는 회사" 라는 부분이 있더군요. 일은 험해도, 직원들에게 발전 기회는 확실히 제공한다는 부분을 부각시켜보세요. 우리나라에 대부분의 회사가 직원들을 소모품 대하듯이 한다고 들었는데요. 툴박스 님의 회사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