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우타노 쇼고>를 다 읽고 난 다음

그래서 시간이 저녁 여덟시 반쯤 되었을 때, 낮에 까먹은 도시락 설거지를 하고

머리도 감고 자리에 누워서 새책(열세 번째 이야기)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주많이 정말많이 고민했다. 왜냐하면 전에 이 책을 사기 전에 본 마이리뷰중에

책을 잡고 그 자리에서  -약 오백육십여 쪽이나 되는 책을-  다 읽었다는 어느 리뷰어의

말에 '아, 그럼 나도 그정도는 해야하는 거 아닐까'는 쓸데없지 않은 오기와 이걸 다

읽고나서 내일 아침에 지각하지 않고 학원에 갈 수 있을까하는 정말 하찮은 기우로다가 말이다.

으하하하 나는 나약하고 교활한 사람이라, 역시 열한시 반에 불을끄고 이백몇페이지를

읽고는 잠이 들었다. 잠이 들기까지, 어찌나 머리맡의 책에게 미안하던지..

그럴거면서 뭐하러 읽기 시작한게야! 하고.

나는 그 알지도 못하는 리뷰어가 괜히 미워졌다. 나를 재촉한 것만 같아서.

그리고 다시 오늘 저녁 여덟시 반에 나는 열세 번째 이야기를 다 읽었다.

 

나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울어본 적, 눈물을 떨구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어렸기 때문, 아직 진짜 슬픔이라는 걸 맛보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나의 외할머니는, 내가 환장하게 좋아했던 나의 외할머니께서는 작년 재작년 마지막날

세상을 떠나셨는데 그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내 인생의 빛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내가 좋아하던 외할머니는 뒷 베란다에서 목을 매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다는 것은, 싫은 일이다. 정말 싫은 일이다. 치과에 가는 것보다 더.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남들이사 뭐라하건(책에 관하여서) 내가 느낀 바대로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슬프고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역시 사랑이었어! (주제는 말이지.) 

리뷰나 서평을 보고 책을 고르는 나는 가끔 사람들이 매기는 별점에 대해 항상 궁금해

했었는데 (별다섯개가 최고인) 모두들 책에 대해 감탄해 마지 않으면서 별다섯개를 모두 주는

사람은 많이 보지를 못했다. 네개나 혹은 세개반. 뭐야! 독자의 자존심인가?

리뷰보다는 그냥 한 번 책을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으다. 엉뚱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난후에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마치 늪처럼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은 부모님과, 어깨의 짐과 같은 형제들과,

어떻게 나를 벗겨먹을까하는 생각만 할것 같은 내 친구들. 그리고 귀찮은 알고 지내는 사람들.

그래서 나는 한방울 눈물을 떨구었다. 지어낸 이야기가 내 마음에 비를 뿌리다니.

이게 별다섯개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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