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 - 예수님에게 배우는, 기도 중의 기도 현대인을 위한 신앙의 기초
케빈 드영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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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입니다. 아주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마음이 많이 아픈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한마디 말도 더 이을 수가 없었고, 빨리 자리를 떠나는 게 좋을 일일 것만 같았습니다. 그대로 나와 핸들을 잡고 운전해서는 교회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깜깜한 밤하늘과 빨갛게 켜진 십자가는 참 잘 어울려요. 이제야 참았던 눈물이 터집니다. 지금 마음 상태를 다스리기엔 기도가 우선되어야 했습니다. 자칫 사람을 미워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혼자 있는 시공간조차 입도 뻥끗할 수 없는 사람은 눈물은 그냥 흐르게 두고 중언부언하는 대신 정제된 기도를 택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유난히 가슴에 닿는 구절이 있거든요. 구절의 반복과 묵상은 회복되는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걸 잘 아니까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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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다시 보게 된 시간은 각 구절의 성경적, 역사적 맥락을 알게 했습니다. 입에 달고 살았던 이 단순한 기도가 우리에게 왜 가르침이 되었는지 조금 더 깊은 의미를 새기게 되었고요. 잘 다져진 믿음은 나의 삶과 당신의 삶, 나의 기도와 당신의 기도를 변화시킬 거라 믿습니다.

매일 걷는 길이 새로울 리 없었지만, 감사의 눈으로 보게 된 여분의 시간은 기쁨이 되었습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이 반가울 리 없었지만, 이토록 이어가는 인연은 분명 이유가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요. 


하던 일에 브레이크가 걸리거나, 낯선 길 걸음에서 작은 도약을 해야 할 때나, 감사 이유가 많은 중에도 유난히 어깨가 무거울 때나, 작은 걸음조차 내딛기가 두려워질 때면, 기도가 막혀 버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땐 하늘을 보고 작게 읊조리거나 눈을 감고 되뇌어 보는 문장이 있습니다. 한 단어 한 단어에 힘을 주며 어렵지 않은 뜻을 되새겨 봅니다. 내 성정과 통하는 문장을 발음할 때면 의미를 생각하고, 부끄러워지는 부분이 있다면 더 천천히 소리 내며 묵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관습적인 행위로 사용되는지도 모를 문장은 바로 주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 [The Lord's Prayer]입니다. 


기도할 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시길요. 하나님께서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모범적인 기도문을 가르쳐 주셨으니까요. 부담스러운 기도라 느끼는 대신 하나님과 소통하는 기도 생활이 우리의 특권임을 확신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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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ove ; 인 러브 BrontePictureBook 3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박언주 옮김 / 브론테살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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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작은 북페어에서 커다란 책을 만났습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표지에서 눈길을 잡는 그림은 제 취향의 그림책이 분명 했습니다. 캉탱 그레방과 엘렌 델포르주의 <엄마>라는 그림책은 꽤 인상 깊게 남았었거든요. 같은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만든 그림책. 더군다나 《In Love》라고 쓰여 있는데 어찌 열어보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허허허..

책장에 오래 머물게 둔 책을 꺼내 보며 잃어가는 감성을 채울까 싶었는데 이 책은 '사랑'이란 것에 다시 골몰하게 했습니다. 세상 여러 모양의 사랑이 담겨 있더군요. 어쩌면 종교적으로 불쾌할 수도 있을 일이고, 이해되지 않는 장면과 글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 그저 '사랑'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나쁘게 여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 지난(至難)했던 순간들 사이사이에도 단정 지을 수 없는 것들이 켜켜이 쌓여 있고, 용기는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어떤 이에게는 오래되지 않은 떠난 사랑의 기억이 여전히 아플 수 있으니까요. 

살아가는 모든 것에게 중요한 첫째는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은 가끔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글자 말고는 다른 표현이 없을까 하고 말이죠. 물론 보여주는 것이나 행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궁금증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우린 좋은 사랑과 나쁜 사랑을 구별할 수 있을까 하는 것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하고, 기준의 타당성은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요? 혹여나 사랑이 아니라고 정의해 버리면 멈추어지고, 그런 후라면 사랑이 아닌 게 될까요?

다시 생각해 보아도 사랑 말고 표현할 단어를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포기할 기준도 모르겠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 끄적일 시간을 붙잡는 중입니다. 글과 마음이 늘 한결같다 말할 순 없겠지만, 주저하는 모습은 어쩌면 나를 숨기는 일이 될 것도 같으니 이대로 사랑을 말하는 편이 낫겠지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신 거죠?

In Love(인 러브)
우리가 말하고 그려 볼 충분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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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 선물이다 - 조정민 잠언록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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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들지 못하거나, 쉽게 들추거나..

제목을 보고 판단하는 독자의 선택은 극명히 갈릴 듯합니다. 작은 고난 몇 개를 받아 본 사람은 손에 든 책이 어떤 감흥을 새겨줄지, 그것을 어찌 해석해 내는지 궁금한 마음에 들춰 보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저 역설적인 표현은 더 큰 깨달음을 주기 위한 장치일 테니까요. 


📖 26

"고난이 있으면 축복이 있습니다. 반드시 있습니다."  


[넘어져야 일어남을 배운다], [인생의 성공은 완주다], [사랑할 수 없는 곳에 사랑이 있다] 세 파트로 나눠 전하는 문장들은 고난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란 걸 아셨을 겁니다. 


삶의 구석구석에서 움직이고 있는 마음들에게 짧은 글을 전하지만, 깊은 울림이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천천히 움직이게 할 듯싶어요.


책을 펼쳐본 시기가 마침 고난 주간이었습니다. 고난 주간은 교회마다 주제를 정해 ‘특별 새벽 기도’를 드리곤 하죠. 간절한 기도 제목을 안고 찾기에 제격이다 싶은 첫날, 무엇이 중한지 잊은 작은 예배자에게 듣게 하신 말씀은 변화를 갖게 했고 일주일간의 예배와 기도는 잊었던 평안을 일깨우게 했습니다. 


더불어 《고난이 선물이다》의 문장들로 채운 고요한 시간은 예배자를 믿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방법이 되어 주었고요. 


외형적으로 묵직한 책은 부담스러운 내용을 짐작하게 했지만, 페이지마다 적힌 문장은 짧은 호흡으로 읽을 만했습니다. 대신(글이 적힌 부분을 제외한) 커다란 공백엔 줄줄이 상기되는 일상의 고백들을 적용하느라 조금 늦춘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절로 묵상이 되는 책이었다는 뜻입니다. 


책을 다 읽은 후라면 다시 정의해야 할 듯합니다. ‘고난’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고난’이라 부르는 게 맞는 걸까? 이제 ‘고난이 선물이다’라고 확언할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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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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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이던 넬은 점쟁이에게 38세에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들은 후로는 세계를 돌며 깊은 사랑을 피했고, 친밀함이 적으면 죽음 앞에 슬픔도 덜할 것 같아 가족과 거리를 두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재라며 책을 덮을 분도 있겠지요. 이런 계기로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터닝포인트는 어느 순간에 어떤 모습으로 닥칠지 모를 일이잖아요. 무엇이 계기가 되든지 간에 삶은 충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생애 가운데 죽음을 더 깊이 담았던 그녀(넬)가 'The Second Chance'를 얻은 후에는 기피했던 (가족, 친구, 사랑, 외도, 직장 등) 것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재미와 감동뿐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의 구성은 허구적인 소재라 할지라도 독자에게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되리라 봅니다. 더불어 ‘만약 나라면?’이란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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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자란 아이는 그랬습니다. 흰 눈을 적시던 붉은 피가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걸 깨달았던 날을 떠올렸습니다.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들리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눈에 담기는 모든 것들에서 생(生)을 감격했던 날입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미용실에 들어가 힘없이 구부러진 머리카락을 자르고 좀 더 가벼워진 육체에 감사하며 혼자만 느낄 만큼의 미소를 지었었죠. 그리고 마시지 못하던 커피를 부탁합니다. '인생은 이것보다 더 쓴 것을.'

남은 흉터는 삶이 기울어질 때마다 바로잡게 도와줄 지표가 되었고, 커피 맛을 알았던 그날의 기억은 두고두고 각성제가 되었습니다. 어려운 걸음 앞에 다시 떠올린 기억은 제법 성숙했고 의심할 필요 없는 나름의 방법이 되었으니 이제 남은 건 사는 용기를 발휘할 때인 걸 깨달았습니다.]

조금 더 자란 아이의 이야기는 회복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아니, 아직 진행중인 인생이니 두고 볼 일입니다. 죽음을 예언 당한 넬과 죽음을 선택하려던 아이는 그 주체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죽음과 관련해 달라진 삶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그러니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건 변화의 시점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후라면 이전과 달리 보는 관점이라든가, 걸러낸 가치관을 통해 삶은 수정되고 충분히 달라질 테니까요. 

만약 당신에게 인생 2회차가 허락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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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에이미 블룸 지음, 신혜빈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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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만으로도 참 예쁜 LOVE. 그 예쁜 ‘사랑'을 '담아’란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마음을 잡아끄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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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중
알츠하이머병의 ‘긴 작별’을 거부하고 나 자신으로 남아 있을 때 삶을 떠나길 선택한 남편, 그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아내의 숭고한 사랑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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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기도 모자란 시간, 하나가 병이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어제와 같은 오늘이 돌아왔지만, 병든 하나에겐 다른 오늘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잊고, 가려던 곳을 잊고, 외로움과 불안감이 엄습해 옵니다. 둘은 슬퍼지는 일이 많습니다. 부둥켜안고 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병든 하나가 다른 하나를 기억하는 지금, 삶을 끝내기에 좋은 때라 여깁니다. 아니, 좋은 때라 말하긴 무척 슬픈 일이지만 어쩌면 괜찮은 일일 지도 모른다며 이른 죽음을 선택합니다. 네, 선택입니다. 죽는 날을 정하고 준비하는 중입니다. 둘은 손을 굳게 잡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답해 줄 수가 없습니다. 남은 하나를 탓할 용기가 제겐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담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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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이들의 마지막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스러워 한동안 책을 덮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어떻게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세 번의 죽음을 마주했지요. 몹시도 사랑한 이들의 죽음이었습니다.

조금 차가워진 바람과 함께 올 11월을 기다리는 동안, 감정의 요동이 사그라든 것 같아 다시 책을 펼치고 마무리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부부의 모습은 소란스럽지 않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고, 동행 자살을 결심하고, 안락사 지원 전문 기관에 도착하는 날까지. 순간순간 닥치는 현실에 부둥켜안고 울며 잠드는 모습은 가슴에 남은 멍울을 울리긴 했지만,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나라면 어땠을까. 당신이라면 어땠을까.

+

내가 사랑이라 여긴 것보다 더한 사랑이 여기 있습니다. 선택과 순간을 함께 하며, 견디고 적어 간 그들의 여정. 종교적인 이유라면 이들의 행실을 반대하고 부정해야 할 일이지만, 남겨진 이에게 전해 듣는 이야기는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대신 그들이 보여준 사랑을 그냥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것은 보편적인 감정이고 삶이니까요.

자신의 세계가 작아지는 사람
누리던 사랑이 작아지는 사람

아픈 건..
매한가지입니다.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 (p.241)

충분히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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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사랑 그것을 예상했으나 틀렸고
픽션인 줄 알았으나 그것을 뛰어넘는 논픽션이었다.
담담하게 전달되는 이야기는
당신의 중심을 크게 일렁이게 할 것이고
사랑의 선택과 범주를 각성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곁에 있는 사람을 다시 소중히 대할 것이고
곁에 있는 사람의 부재를 대비할지도 모른다.

어느 날이든 마주할 당신 사랑의 마지막은
어떤 여행으로 기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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