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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평점 :
H와 책이 고프다는 말을 나눴어요.동감.
하루에 몇 페이지라도 읽는 책이지만
일이 많아져 그렇다고.. 신경쓸 부분들이 많아 그렇다고..
나름의 이유를 들어 장편의 글들을 미뤄왔거든요.
한두 시간 카페에서 커피를 누리는 여유와 다르게
때때로 책은.. 깊은 몰입이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꽤 유쾌한 제목의 소설을 만났어요!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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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를 앞뒤 자르고 듣게 된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잖아요.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요. 이번 경우엔 지독하게 잘못됐어요. 로맨틱 스릴러 작가와 에이전트의 대화는 누가 들어도 오해하기에 충분했거든요.
“지난 번 살인은 지나치게 상투적이었죠. 제 수법이 너무 뻔해지고 있나 봐요. ”
“그러면 방법을 바꿔야죠. (중략) 아름답고 상냥한 비운의 여인을 나쁜 놈 한테서 구하면 그만인걸. 나쁜 놈만 제거하면 가련한 여자는 진심으로 고마워할 테고, 모두 모두 행복해지는거죠. 당신은 보상을 두둑이 받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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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에 큰 흥미를 느끼는 분이라면 이 소설의 구성을 좋아하실 듯 해요. 쉽게 풀어질 결론 같았지만 또다른 사건의 시작과 반전은 읽는 이의 긴장감을 쥐락펴락 하거든요.
다행스러운 건 킬러, 살인 의뢰, 마피아, 시체 등 자칫 음산하고 끔찍할 수 있는 소재들이 사용되었음에도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에는 적당한 웃음 코드가 가미되어 이야기의 경중이 꽤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거에요. 아마 장편에 대한 부담이나 반감이 있으신 분들도 쉽게 소화할 책이 아닐까 싶어요.
더군다나 빠지면 섭섭한 로맨스! 이런 상황에도 싹틀 수 있는 러브라인이라니요ㅎㅎㅎㅎ 적절한 긴장감과 해제가 한 장면에서 연출될 때면 코미디, 스릴러, 로맨스, 미스터리.. 대체 이 소설의 장르를 무엇으로 소개해야 옳을지 고민스럽더라구요ㅋㅋㅋㅋ
네네! 그만큼 소설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에요. 구성을 표현하는 문체 역시 지루할 틈이 없는 작가의 능력! 이미 미국에서는 3편까지 출시되었다고 하네요. 어서어서 다음 편이 국내에도 소개되길 기다려 봅니다~
시작은 나쁜 남편을 죽여달라는 (결론에 비하면) 소소한 의뢰였지만 마피아의 우두머리를 재판정에 서게 하는 해결자가 여성이란 점이 인상 깊었어요. 더군다나 핀레이 도너번, 그녀의 상황은 최악 중의 최악이었으니까요. (남편의 외도로 이혼 후 양육권 소송을 준비해야 하고 계약금을 받은 소설은 진도가 나가지 않고 세금 미납으로 전기도 끊긴 상황..)
실현 가능성이 없을 때 이룬 성공은 더 큰 만족감을 주는 게 사실이죠. 물론 다음 진행될 일에 긍정적인 여파를 주기도 하고요. 어쩌다 킬러가 되었지만 그녀의 ‘어쩌다 성공’은 홀로서기를 실현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니 작게는 바람을 피운 남편에 대한 최고의 복수로 보여질 수도 있고 사회악을 저지르는 남편들 곁에 선 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준 것 같아 통쾌하기도 했어요.
“소설이니까 그렇지” / “어.. 그럴 수도 있겠는데?”
오락가락 하실 분들 많으실 것 같은 이야기 <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그러니 읽어 보세요!
이렇게 잘 쓰여진 소설이라면 이웃님들의 일상에
무엇이 됐든 하나는 남기지 않겠어요?
(그 눈빛으로 남편은 그만 보시고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