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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
조아니 데가니에 지음, 쥘리에트 바르바네그르 그림, 명혜권 옮김 / 노란돼지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
사과나무는 12월 24일이 가장 슬퍼요.
크리스마스트리가 되고 싶거든요.
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는
가장 빛나는 자기만의 별을 만날 수 있을까요?

◎ 그림책 표지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전나무가 되고 싶은 사과나무>
조아니 데가니에 글, 쥘리에트 발르바네그르 그림, 명혜권 옮김
짙은 전나무들이 아주 튼실하고 견고하게 자라주었네요.
발길이 닿지 않는 아주 깊은 숲속에서 오로지 모두가 행복해 할 그날을 위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전나무들 사이에 혼자 톡 튀어보이는 사과 나무가 한 그루있습니다.

전나무로 빼곡한 숲속 풍경이 장관입니다.
전나무의 꿈은 무엇일까......
꿈.
무럭무럭 올곧이 잘 자라서 한가지 쓸모있는 이름이 되는 날.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기를 바라지요.
몇번째 크리스마스 날 쓸모있는 트리가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다만 꿈을 꾸며 깊은 겨울을 지나 짙푸르게 변해가야 해요.
준비가 되어야만 트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해 가을 날,
앨리스가 이 전나무 숲에 다녀갔던 거예요.
흔적.

앨리스가 다녀간 뒤로
전나무 숲속엔 사과 나무 한 그루가 빼꼼히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전나무들처럼 사과 나무도 꿈을 꾸겠지요?
사과 나무는 외로울 것 같아요. 혼자만 다른 모습으로 우연히 이 숲속에 뿌리를 내리고
꿈을 꾸기 시작할테지요.
동물들과 반딧불이를 친구 삼아 예쁘게 예쁘게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앨리스는 더 이상 숲에 오지 않아요.
어른이 되기 전에는 해마다 전나무를 보러 갔지만 말이에요.
이사를 갔을지도 모르고,
마트에서 인공 트리를 살지도 모르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더이상 만들지 않을지도요.
어른이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사과 나무는 계절마다 자기 옷을 벗습니다.
전나무처럼 되지는 않아요.
멋스럽던 잎들도 자기 색깔과 모양이 다 다르고,
열매도 다 달라요.
사과 나무도 전나무처럼 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소망하는 일처럼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계절마다 변하는 사과 나무의 모습이 쑥쑥 뻗은 전나무 사이에서 올곧이
자라오르지만 전나무를 닮아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허망할 것 같아요.
자신의 모습만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요.
아무도 크리스마스 트리로 데려가지 않을테지요.

멋진 전나무들은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쓸모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기 위하여 뽑혀 갑니다. 그렇게 한 그루, 두 그루 때가 된 전나무들은 베어져
숲속을 떠나 도시로 갑니다.
하지만,
사과 나무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아요.
사람들은 아무도 사과 나무를 기쁘게 봐주지 않아요.
사과 나무도 꿈이 있는데, 바라는 소망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은 사과 나무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히려 이 숲속에 있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코웃음을 칩니다.
사과 나무는 알아요. 어린 전나무들이 크리스마크 트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요.

사과 나무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어 어서어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요.
따뜻한 사람들의 집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어요.
수많은 선물 상자, 희망 편지, 맛나는 음식 냄새, 친구들......
온갖 신기한 것들에 둘러싸여 행복해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는 꿈을요~

꿈처럼 사과 나무의 바람은 사라지고,
깨어나보니 숲속에 있던 백사십육 그루의 전나무가 꿈과 자유를 위해 떠났어요.
12월 24일.
사과 나무는 가장 슬픈 숲속의 한 그루가 되었지요.
절망 속에 빠지는 사과 나무에게 마법같은 일이 생깁니다.
마지막 하나 남았던 사과 열매 하나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더니......

온 땅 위에 사과 나무의 새로운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홀로 외로운 시간을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견딘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과 나무는 절망의 순간에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삶이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면서 일구어 내는
자신만의 숲인 것 같아요. 바로 앞만 보고 생각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숲을 볼 수 없지만 조금 멀리 보며 주변을 살핀다면 무슨 일들이 또 다른 마법을
부리고 있는지 보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힘들 수도 있지만,
떠나는 순간, 자리마다 나만의 색깔을 채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