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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선셋 에디션) - 개정판
곽정은 지음 / 포르체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개정판 선셋 에디션
*곽정은 에세이
*곽정은 사인본
나이를 먹어도 마음이 아프기는 똑같고,
한가지 이름으로 나를 짓누르는 상처들은 한결같다.
아마 이 지구에 살고 있는 한 내가 살아가는 한
매번 같은 문제와 같은 부류의 사람과 같은 화두로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곽정은 에세이가 새로운 디자인, 선셋 에디션으로 변모하여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내가 서투르고 도대체 내가 만든 오류가 무엇인지 갈피를 못잡고 헤매일 때
항상 곽정은, 그녀의 말이 힘이 되어 주었고,
어떤 형태의 모습이든 그대로 사랑하고 포용하도록 강단있는 주문을 알려준 것도
그녀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차곡차곡 오랜 시간동안 나이테를 그려온 소원나무처럼
매 장마다 힐링을 듬뿍 담아 착착 감기어 있다.

1장 그렇게 어른이 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들이 담겨 있는 장이다.
읽다보면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내리며 깊은 회한에 잠겨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진실되고 담백한 그녀만의 고백이 한줄한줄 따뜻한 무게의 온도로 가슴을 적셔준다.
- 노을 진다
노을을 보는 것만으로 괜스페 마음이 울컥하는 이 시기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인생에 그다지 무서울 것이 없는 내가 되고나니, 이제는 오직 시간만이 무섭도록 빨리 흐른다는 것을. 오늘의 나를 어떻게 대접하는가의 문제가 내일의 내 시간을, 내 삶을 만든다는 것을. 그래, 너무 오랫동안 내 안의 소리를 듣지 않고 살았구나. 인생이 처음이라는 이유로 소중한 것들에 눈을 감고 그저 앞으로만 뛰었구나. 마음에,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듯 절반의 후회와 또 나머지 절반의 희망이 그렇게 아프게 뒤섞인다.
40년을 살고서야, 나는 비로소 나의 제일 좋은 친구가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나의 생이 영원한 어둠 직전에 뜨겁게 붉어진 노을처럼 느껴질 때, 나는 지금의 이 마음을 기억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둠을 기다리는 사람이 될까.
p.21~22
같은 문제라도 한결같은 결말이 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나도 40년을 살아보니 내려놓게 되는 것들이 있더라. 그리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들도 있더라. 내 사전에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일들이 고개를 들고 나의 도전을, 나의 용서를 기다리게 되는 것들도 있더라.
무엇이 나의 변화를 돕고 있는지 알 수 없어도 이런 감정들이 싫지 않다.
그녀가 말하는 것들에 공감하며 내 타임라인 위에 기록되는 것들에 대한 성찰을 해보기로 한다.
2장 나에게 나를 맡긴다
은밀한 곳으로부터 나의 치부를 드러내고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일부러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왜냐면 그렇게 하는 것이 나란 자아의 정체성을 깨고 새로운 자아를 만나는 성장의 단계라고 여겼기 때문에, 머리로는 되어도 몸을 움직여 마음을 실천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 채로,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일이 얼마나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데 인생의 좋은 시간을 다 보내는 일은 너무 슬픈 점이라는 결해를 전하며.
p.101
나답지 않은 것과 나다운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어본다. 그리고 떠올린다. 나의 내면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나란 존재...... 내가 사랑해주고 기꺼이 자랑스러워 해주고 있는지 말이다.

6장 혼자여서 괜찮은 삶
혼자...... 정말 괜찮은 걸까. 아직은 두렵고 외롭고 무섭다.
덩그러니 혼자 남겨져 있는 동안 고독이 엄습할 때가 있다. 그 기운은 뭐라 말할 수없는 섬뜩함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라 하더라도 똑같은 공포스러운 서늘한 기분을 안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럼 뭘까...... 내가 알아야 할 내 몸, 내 마음의 설명서는 무엇일까.
- 공원 그 후
초록초록한 나무와 풀과 꽃이 가득한 올림픽 공원의 한적한 산책로를 거닐다, 문득 지구상에 자라고 있는 모든 나무가 땅 아래에서는 하나의 뿌리로 연결되어 있는 상상을 했다. 여기서 자라는 나무와, 내 사랑 룸피니의 나무들이 사실은 모두 연결된 하나의 개체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감으니, 다시 룸피니에 온 것만 같았다. 평온과 고요는 결국 내 마음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좋은 것'임을, 내 삶터에 돌아오고 나서 새삼 깨닫는다.
어느새 내가 느끼던 일말의 모든 감정들이 결국 모두가 담고 있는 것임을 나무의 뿌리를 통해서 깨달았을 때 나도 평온해 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외로우면 모두가 그럴테고, 내가 행복하면 모두가 그럴 것을. 내려놓거나 토닥이는 일도 결국 모두가 내 마음인 것을 말이다.
올 한해는 <혼자여도 괜찮은 하루>가 모여 백일이 되고, 이백일이 되고 삼백일이 되도록 내 마음을 돌보고 챙기는 투명하고 빛나는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