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딱 좋은 고독 매일 읽는 철학 2
예저우 지음, 이영주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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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디자인도친절하고 쪽수도 알맞고, 쇼펜하우스 어렵지만 읽어보고싶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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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누가 당신의 인생을 그저 그렇다고 하는가 매일 읽는 철학 1
예저우 지음, 정호운 옮김 / 오렌지연필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겨울 사색에 빠져볼 고전 중 고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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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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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목마른 일인. 할일을 던져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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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 세 편의 에세이와 일곱 편의 단편소설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미현 옮김 / 이소노미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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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버지니아 울프

 

 

이소노미아에서 출간된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버지니아 울프의 <WHY>가 번역된 데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같다.
이소노미아의 사전적 의미는 그리스어로 정의, 모두에게 동등한 권리이지 않은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에 이름을 올리며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기억해야할 고전으로 살아있는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펜대에서튀어나온 온갖 의식있는 흐름들이 다양한 해석과 의미를 싣고 그녀만의 방에서 뛰쳐 나와, 우리에게 유산이 되었다. WHY 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에세이와 7편의 단편선을 묶어 비주류로 묻힐뻔한 그녀의 문제작들을 통해 여성에 대한 주제 의식말고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연하게 관찰하고 통찰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집에서 여러분만의 방을 차지했습니다. 크나큰 수고와 노력 없이는 힘들겠지만 집세를 낼 능력도 있습니다. (......) 허나 이런 자유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 방은 여러분의 것이지만 여전히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러니 방 안에 가구를 갖춰야 합니다. 장식도 해야 하고요. 남들과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기도 해야 하지요." - 여성의 직업, 32.


울프가 방에 집착을 갖는 건 그 공간을 어떻게 해서든지 의식적인 것으로 채워넣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젠더, 도덕, 성, 인간관계, 윤리, 미적 아름다움 등 울프는 그 방식이 투쟁이든 문학이든 교화이든 간에 의식의 흐름대로 깨이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노력을 들여 논제를 표면 위로 끌어 올려야 함에 집중했던 것 같다.
어렵고 힘들고 외로운 개척이지만 그 길을 그녀만의 방을 모델삼아 아무나 보여주는 방을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뒤를 이른 <왜, Why>라는 에세이는 더 강력한 나와 지식인들의 대결구도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내가 무엇을 목표삼아 나아가야 하는지 진정한 깨어있음이 어떤 의미이고, 교육의 참가치가 무엇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하는지 의심하며 성장하길 기대하게 만든다.



마지막 편 에세이, <런던 모험, 거리 유랑하기>편은 압권이다.
"물론 우리는 고독한 자기만의 방을 나선 후에야 이들 무리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방에서는 우리 자신의 기괴한 특성을 끊임없이 드러내는 물건에 둘러싸여 있거든요. 또 그게 예전 경험을 떠오르게 하지요." -48, 49.

긍극적으로는 남성으로부터 독립한 자아가 자력으로 성취를 이끌고, 영혼의 집짓기에 성공했다면 그곳에서 안주하지 말고, 반드시 자기만의 방에서 빠져 나와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자유자재로 자기만의 방과 그 바깥 세상을 들락날락해야만 진정한 자유와 일상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일탈은 최상의 즐거움이에요. 겨울의 거리 유랑은 최고의 모허미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현관 앞 계단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오래된 물건들과 낡아빠진 편견을 감지하고 거기서 안도합니다. 거리 모퉁이마다 바람을 맞고, 접근할 수 없는 수많은 가로등 불꽃에 나방처럼 두드려 맞던 자아는 피난처를 찾아 보호받습니다. 여기, 다시 익숙한 문이 보입니다. (......) 우리가 이 도시의 모든 보물 중에서 유일하게 찾아온 전리품, 연필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 69.


여기까지가 세 편의 에세이를 감상한 나의 기록이다.
천사를 죽여야 살 수 있었던 버지니아 울프.
그녀만의 방을 벗어나 일탈을 즐길 줄 알며 권위적이고 지성인이라 자부하는 남성들을 향해 일침을 가하는데 조용하고 날렵하게 선제 공격할 줄 아는 아름다운 혁신가였다고 생각한다. 강물에 몸을 던져 자신의 의식과 더불어 육체 또한 흐름에 맡겨야 했던 그녀의 멍에와 고뇌는 거기에서 멈췄지만, 인류를 사랑했으므로 우리는 그녀의 이름을 대신하여 이소노미아를 위한 작업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누군가는 글을 쓰고, 누군가는 글을 읽고, 누군가는 글을 말한다. 이런 일탈을 매일매일 꿈꾸며 각 사람이 버지니아 울프로 수많은 그녀들로, 그들로 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을까. 그녀가 생명을 준 프리켓 엘리스와 같은 남자, 유령들, 안젤라, 이사벨라......
역시 버지니아 울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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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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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김이설 소설 / 작가정신 소설, 향 시리즈 세 번째 경장편 소설

                       

                         

 

 

 

                           

 

                    

 

시.

그 순간,

마음속에서 자라나던 그 창백한

연두색 싹이 불쑥 커 올라 이파리를

뻗치는 기분이 들었다.

64.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걸...

티끌보다 더 작은 것이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안간힘으로 중력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쳐든

연하디연한 작은 싹,

나의 희망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가 매일밤 필사를 하는 중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그것은 오래되고 낡아빠진 목련빌라를 견디는 길이었을테고,

그 앞 정류장에서 집안까지 길고양이를 들이고 그것에게 정을 주는 어머니의 결핍을 견디는 힘이었을 테고,

집안의 자랑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목련빌라로 되돌아온 가정폭력 피해자 여동생의 비련한 삶에 대한 부채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버지...

필사의 밤들은 그녀를 시적 공간에 머무르게 한다. 그녀를 관찰자의 시선으로 자신과 연결된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고 해석해 주석을 달게 만든다. 자의반 타의반 어떤 것들은 합당한 이유로 납득이 가고, 어떤 것들은 또 그녀의 지극히 감정적인 생각일뿐이므로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동생의 두 아이 육아를 홀로 도맡아 3년을 내리 똑같은 일상에 치여 살면서 필사의 밤도 손 놓은지 오래다.

 

시를 쓰지도 못하면서

시 쓰기를 꿈꿨다는 건

시의 그림자에 숨어

내 언어가 사라지는 줄도

몰랐다는 뜻이었다.

166.

살아야 하는데, 살고자 하는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가 당연한 듯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타인보다 더한 고통을 서로에게 덧씌운다.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긴 시간들. 오래된 익숙한 습관들은 그녀가 집안 일과 조카 돌봄 육아를 책임지고 있음에 경외심을 갖지 않는다. 가사 노동의 가치는 인정되지 않았고, 집안일의 주도권은 여전히 엄마이며, 의미없는 무보수 근로로 가난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그녀. 사랑하는 연인을 억지로 등떠밀어 떠나보내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재를 겪었으나 그녀가 다시 맞는 필사의 밤들은 언제고 현실이고 되돌아온 일상이었다.

 

쓸 것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쓸 것들은 오히려 많아졌다.

그러나 쓸 시간이 없었고,

머릿속을 정리할 공간이 없었고,

나에게 집중할 틈이 없었다.

이제는 조용히, 고즈넉하게, 쓸쓸히, 오롯이, 동덜어져서,

가만히, 차분하게 같은 단어들을 누릴 수 없었다.

56.

 

 

하지만, 그녀가 중력을 거슬러 틔운 싹, 희망은 가만히 혼자 자란게 아니었나보다.

목련빌라가 낡아지는 시간만큼이나 더디게 보통의 삶을 우회하며 자랐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도 많고, 세상은 무섭고, 누군가 아픈지 응급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밤들이며, 더이상 사람들을 믿을 수 없어 자연마저 황폐해지고 마는 날들과 순간들을 아둔하게 견디며, 묵묵히 활력 잃은 단어들을 필사하는 긴긴 밤의 시간들.

 

그래도 나는 이를 악물고 집을 나서 내 방으로 돌아오곤 했다.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는 다짐은 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린 적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잠시만이라도

나는 나로 살고 싶었다.

170.

 

 

그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시를 과연 쓸 수나 있을지에 더딘 시간들을 보내며 망설였다면, 지금은 최선을 다해 몰입하며 자신만의 필사노트를 다시 꾸린다. 그녀는 이제 쓰고 싶은 시들도 생겼다.

정류장에서 내리기 전 벨을 누른 것이다.

이렇게 그녀의 생의 일부분을 따라가며 마지막을 읽어내자 흐릿한 기억의 실루엣이 들춰진다. 나는 왜 책을 읽고, 기록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이 나를 옭아매는 것인지.

1등만 기억한다던 이 *** 세상에서 나도 보통의 삶을 우회하며 살아가는 이유가 있던 것인지.

언젠가 내 의식들을, 내 단어들을 필사에서 벗어나 쓰고 싶은 때가 오기는 할런지.

쌀쌀한 바람이 목련나무 가지들을 마구마구 흔드는 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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